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각 부처에 업무 관련 문건을 무단으로 파기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를 적폐로 몰려는 정치 보복 움직임”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에선 “비정상적인 공포 정치”라는 반응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현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인수위 관계자는 31일 “인수위는 지난 29일 청와대를 제외한 각 부처에 ‘전자·종이 문서와 보고서 등을 무단으로 파기하거나 업무용 컴퓨터를 함부로 교체하지 말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문재인 정권이 임기 종료 전 위법 행정 등의 증거를 감추려는 것을 사전 차단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 국장, 과장, 실무자 등 세 명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관련 문건을 삭제한 혐의로 2020년 12월 재판에 회부된 일이 있었다.

이와 관련,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새 정부의 원활한 업무를 위해 인수위가 당연히 협조를 요청하는 통상적인 절차”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인수위가 다음 정부의 국정 과제를 정리하고, 민생을 돌볼 계획을 짜기에도 바쁠 텐데, 현 정부의 문서에 집착을 보이는 것이 비정상적”이라며 “공직자들을 길들이기 위한 ‘공포 정치’용이라면 그 또한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윤석열 당선인이 문재인 정부를 적폐로 몰아, 없는 죄를 만들기 위한 사전 정비 작업을 하려는 의도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 보복을 위한 움직임을 즉시 중단하라”고 했다.

인수위는 청와대에는 별도의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인수위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생산한 문건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라 별도의 관리를 받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