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4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을 관람했다. 윤 후보는 이날 1시 45분쯤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야구장 앞 길가에 도착해 당 공보실에서 미리 정해둔 동선(動線)인 중앙 출입문 입구로 가다 말고 관중들이 늘어선 줄로 발길을 돌렸다. 줄 길이는 400~500m였다. 윤 후보는 30여 분을 기다리는 동안 시민들의 셀카 요청에 일일이 응했다. 일부 2030세대 관중은 윤 후보를 향해 “안 그래도 복잡한데 왜 이런 데를 오고 그러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고척돔 내야 4층 좌석에 앉았다. 윤 후보 측은 “한국시리즈 좌석 예매가 치열해 제일 꼭대기인 4층 좌석을 간신히 구한 것”이라며 “윤 후보 옆자리에 열성 여권 지지자가 앉으면 어떡하나 걱정도 했는데 후보는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다.
윤 후보는 경기를 보는 동안 양 팀 모두를 응원하면서 다른 관중들처럼 박수를 치고 탄식도 했다. 방역 지침상 육성 응원은 금지돼 소리를 지르거나 응원가를 부르지는 않았다. 공수 교대 시간에는 자기를 찾아오는 시민들의 사인과 셀카 요청에 응했다. 야구를 보는 동안 가까운 거리에는 수행실장인 국민의힘 이용 의원만 있었다. 윤 후보는 양 팀이 1대1로 비긴 5회까지 경기를 보다 자리를 떴다.
이날 윤 후보의 야구장 방문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윤석열식 공정’을 보여주며 2030세대와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일정이었다”는 자체 평가를 내놨다. 윤 후보는 야구장에 입장한 직후 기자들이 경기를 보러 온 계기를 묻자 “위드 코로나로 관람이 가능하다고 해서 저도 좀 보고 싶다고 했더니 캠프에서 만든 모양”이라며 “날씨 좋은 가을에 그동안 코로나로 찌들었던 국민과 함께 야구 경기를 보게 돼서 아주 기분이 좋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응원하는 팀을 묻자 “대전에 근무할 때는 한화, 대구에 근무할 때는 삼성, 광주에 근무할 때는 해태와 기아”라며 “지방 근무할 때 야구장에 많이 다녔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야구장에 1만명 넘게 들어오는데 집회는 제약하는 현 정부 지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과학적이지 못하다고 그러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입고 온 파란색 야구 국가대표팀 점퍼를 누가 코디해줬느냐는 물음에는 “글쎄요 당에서 했나, 누가 보냈나”라며 “나한테 맞는 옷이 잘 없는데 이렇게 잘 고른 모양”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기자들 질문이 이어지는 도중 관중석에서 함성이 나오자 “안타가 나온 모양인데 빨리 가서 좀 봅시다”라고 재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