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이재명 경기지사 대선 캠프 활동 여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씨는 지난달 중순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이 지사 대선 캠프 쪽에서 일을 보고 있다”고 했는데, 지난 13일 TV조선과 통화에서는 “캠프에 안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유씨의 입장이 바뀐 것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다.

2野 '대장동 특검·국조' 요구 -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23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임명을 요구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김은혜 의원,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 /이덕훈 기자

앞서 이 지사 측은 지난 19일 “유씨가 이 지사 캠프에서 활동 중”이라고 발언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를 허위 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이 이날 이 지사 측의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유씨의 캠프 관여 여부도 검찰 수사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23일 유씨가 이 지사 캠프에서 활동했다는 문화일보 보도가 나오자 이 지사를 향해 “정중한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지사 측은 “유씨는 캠프에서 일한 적이 없다”고 재차 반박했다. 유씨는 지난달 중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논란과 관련돼 문화일보 전화 취재에 응하면서 근황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재명 지사 대선 캠프에서 일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밤 TV조선은 지난 13일 통화에서 유씨가 “캠프에도 안 들어가 있고, 거기에 관여한 바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13일은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시점이다. 이 지사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맡은 유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을 맡은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수익금 배당 방식 등을 설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분(유씨)은 캠프에 없다. 작년에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하다가 몸이 안 좋다고 퇴직했다”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무고(誣告)를 남발하고 허위 고발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사과하지 않으면 정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