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설화(舌禍)’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지금보다 말을 짧게 하고, 최 전 원장은 좀 더 과감한 화법을 구사하자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일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9일 본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다변이다 보니 현안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의도와 다르게 공격의 빌미를 주는 발언이 나올 수 있다”며 “키워드 중심으로 발언을 좀 더 압축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검찰총장 시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는 발언처럼 짧고 강렬한 메시지를 담는 화법이 이상적”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언론 인터뷰 때 배석자 수도 늘리기로 했다. 윤 전 총장 발언이 취지와 달리 전달되지 않도록 일종의 ‘게이트 키퍼(문지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된 ‘주 120시간 노동’ ‘부정 식품’ ‘후쿠시마 원전’ 등의 발언이 모두 언론 인터뷰 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 참석한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최 전 원장 캠프도 후보 화법을 바꾸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4일 대선 출마 선언 때 기자들 물음에 “잘 모르겠다” “아직 공부가 안 됐다”고 답변해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는 말이 나왔다. 그의 측근은 “최 전 원장이 신중한 성격이다 보니 100% 준비가 되지 않은 질문에 솔직하게 답했다가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낳은 측면이 있다”라며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발언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했다. 최 전 원장도 최근 유튜브에 있는 다른 정치인 영상을 찾아보면서 화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최 전 원장 캠프는 이날 우창록 전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를 총괄본부장으로 영입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9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다소 장황하다는 지적을 받은 화법을 교정하고 있다고 한다. 원 전 지사 캠프 김용태 전 의원은 “유튜브 시대에 30초 안에 대중을 사로잡지 못하는 화술은 대중의 외면을 자초한다”라며 “원 전 지사가 최근 들어 메시지를 간단명료하게 내기 시작하니 뉴스 노출도가 이전보다 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