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이 1일 합당 협상 재개 문제를 두고 말싸움을 벌였다. 양당은 지난 한 달간 실무 차원에서 합당 협상을 벌였지만 최근 결렬을 선언했다. 그런데 당대표 차원에서 협상을 재개하는 문제를 두고 이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자기 휴가 시작 시점을 협상 시한으로 정하자,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휴가가 그렇게 중요하냐”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30일 전남 순천시 전통시장 웃장(5일장)에서 상인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서 “안 대표가 합당을 위해 만남을 제안한다면 언제든 버선발로 맞을 것”이라면서 “다만 시한은 다음 주로 못 박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가고 휴가 이후에는 안 대표를 뵈어도 (경선) 버스 출발 전까지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고 했다. 자기가 휴가를 가는 8월 9일 전에 합당 협상에 응하라는 일종의 ‘최후통첩’이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 휴가 일정이 대선에서 그렇게 중요한 일정인 줄 몰랐다”고 했다. 이어 “미처 몰라서 국민의당은 이번 주 민주주의에 대한 최악 농단인 ‘김경수-드루킹 19대 대선 여론 조작 몸통 찾기’를 위한 일정으로 가득 채워 놓았다”며 “이 대표 휴가가 끝나고 언제든 만나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휴가 일정을 내세워 협상에 응하라고 압박하는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그러자 이 대표는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합당 의지가 있으면 만나자는 제안부터 받으면 되는 것”이라며 “개인택시 기사분들과 제가 몇 년 전부터 했던 약속을 버리고 합당할지도 안 할지도 모르는 국민의당에 제가 대기 타고 있어야 하느냐”고 했다. 과거 법인택시 기사 체험을 한 이 대표는 휴가 때 경북 상주에서 개인택시 양수·양도 교육을 받을 계획이라고 한다.

양측의 공방은 합당 협상 재개를 둘러싼 기 싸움 성격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이 대표가 연일 안 대표를 향해 협상에 응하라고 압박하고 이에 국민의당 측이 반발하면서 감정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와 안 대표는 과거 바른미래당에서 함께했을 때도 관계가 썩 좋지는 않았다. 안 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양측이 ‘정권 교체’를 위한 통합 필요성에는 뜻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감정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