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 11명이 29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준석 대표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소집한 대선 경선 관련 간담회에서다. 국민의힘 주자들은 이날 야권 대선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견제성 발언을 쏟아냈다. 장외 주자인 윤 전 총장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상태에서 대선에 나가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다음 주 입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30~31일 이틀간 후보 등록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경선 레이스에 들어가 11월 9일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처음으로 열린‘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박진·김태호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이준석 대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윤희숙·하태경 의원, 장기표 김해을 당협위원장, 황교안 전 대표. /이덕훈 기자

이 대표는 간담회에 모인 대선 주자 11명에게 돌아가며 발언 기회를 줬다. 상당수 주자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한 듯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당에서 검증위원회를 만들어 이명박·박근혜 후보에 대한 검증을 직접 했다”며 “그렇게 치열하게 검증을 하고 나니 본선에서 이기는 게 굉장히 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뭘 준비하든지 본선에서 이겨야 함을 염두에 두고 (경선 방식을)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유 전 의원 말대로 집안 경선에서 가장 심도 있고 엄격한 기준을 통과했을 때 본선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선 과정에서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정치 신인’들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윤 전 총장이 지난 25일 전직 의원이 포함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을 캠프에 영입한 것도 비판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장외에 계신 분이 우리 당 당협위원장들을 유인해서 (캠프 영입을) 확정해놓고 바로 그날 이준석 대표와 치맥 파티다 뭐다 해서 시시덕거리는 것은 당과 이 대표, 국민을 능멸한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와 ‘치맥 회동’에서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뒤 국민의힘 의원 40명이 ‘윤석열 입당’ 촉구 성명을 낸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의원은 “계파 정치 부활을 우려한다”며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이합집산하면 오합지졸이 된다”고 했다.

일부 주자는 경선 방식 변경도 요구했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9월 15일 여론조사 결과를 100% 반영해 경선 후보를 8명으로 압축하고, 2차 경선에서는 4명으로 추려 본경선을 치를 계획이다. 하태경 의원은 “외부에서 오신 분이나 대선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인지도가 높다”면서 “(신진 주자들을 위해) 4강보다 범위를 넓혀 다양한 후보군이 본경선에 들어오면 흥행이 보장되는 경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박진 의원은 “이번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대표 선수들은 선발전에서 한 사람당 2500발의 화살을 쏘고 금메달을 땄다”며 “후보들이 화살을 많이 쏠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달라”고 했다.

지난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말을 아꼈다. 최 전 원장은 “오래 정치하신 선배님들에게 배우는 자세로 경선에 임하겠다”며 “경선 룰은 당에서 정해주는 대로 따를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단 다른 주자들의 견제가 윤 전 총장에게 집중된 만큼 최 전 원장이 몸을 낮춘 것 같다”고 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궁극적으로 국민의힘과 손잡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상태에서 선거에 나가도 나가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입당 여부나 입당 시기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오자 입당 의사를 좀 더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 입당 시기와 관련해서는 “입당 전에 어떤 활동을 하고, 얼마나 많은 분과 소통하고, 판단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 주시면 지루하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