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서해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공무원의 유족을 만난 자리에서 “국민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적극적으로 나서 역할을 하고 그 과정을 소상히 밝히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라며 “이를 보여주지 못하는 정부는 정부로서 자격이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캠프 사무실에서 지난해 9월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친형 이래진씨와 이씨의 아내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정부가 북한의 비인도적 처사에 강력 항의하고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를 강력히 촉구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각종 정찰자산과 교신을 통해 수집된 자료를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밝혀야 함에도 국가기밀이란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건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책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권력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한 가족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가하고 있는지, 또 이 가족들이 겪고 있을 고통이 얼마나 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군, 해경, 청와대 안보실 등의 행태를 볼 때, 유족들의 피 끓는 호소에도 현 정부에서는 이 사건의 진상 규명은 요원할 것”이라고 했다.
피격된 이씨의 경위 조사 과정이 왜곡돼 사망자 본인과 가족에게 엄청난 명예훼손과 인권침해를 가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고 윤 전 총장 측은 전했다.
유족들은 “사건이 발생한 지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씨의 형 래진씨는 “마땅히 알아야 할 동생의 사망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정부에 정보공개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고, 결국 정보공개 소송 중”이라며 “무능하고 무질서한 정부 대응에 분개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진상 규명을 위해 너무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