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9일 여성가족부에 이어 통일부 폐지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당 안팎에서 ‘작은 정부론’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당내에선 작은 정부론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지만, 일부 중진은 이 대표를 향해 “언행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며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여당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9일 라디오에서 “보수 진영은 원래 작은 정부론을 다룬다. 우리나라 부처가 18개 있는데 다른 나라에 비하면 좀 많다”며 “여가부 아니면 통일부 이런 것들은 없애자”고 했다. 이 대표는 “단순하게 통일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게 아니라 외교 업무와 통일 업무가 분리돼 있는 것이 비효율일 수 있다”며 “남북 관계는 통일부가 주도하는 게 아니라 보통 국정원이나 청와대에서 바로 관리했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6일 유승민 전 의원의 ‘여가부 폐지’ 대선 공약에 대해서도 동의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의원도 이 대표의 발언 이후 페이스북에서 “행정 각 부는 통·폐합해 현재 18부처를 10여 부처로 개편해야 한다”며 “시대에 동떨어진 행정 조직 개편부터 착수해야 할 때”라고 했다. 홍 의원은 “복잡한 부처 이름을 단순화하고, 공공기관을 통·폐합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권영세 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통일부는 존치돼야 하고, 이 대표도 언행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외교부는 남북 관계와 통일의 외적 측면을 담당하고 통일부는 순수한 남북 간 교류 협력 문제를 다룬다면 양 부처 간 업무 충돌도 없다”고 했다. 권 의원은 검사 시절인 1990년대 초중반 독일 연방 법무부에 파견돼 독일 통일을 연구했고, 법무부 특수법령과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작은 정부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강병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남북 관계의 역사적 맥락과 특수성을 고려할 때 외교부 존재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며 “정부 조직이 국민의힘 마음대로 주무르는 밀가루 반죽인가”라고 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통일부 폐지와 관련한 이 대표의 발언이 국민의힘 당론인지 묻고 싶다”며 “당론이라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