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지어진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 청사는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4915㎡(약 1487평) 규모다. 그런데 관평원 직원은 77명. 정부가 정한 1인당 청사 면적 최대치를 초과해 인력과 비교하면 청사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일었다.

17일 오후 세종시 반곡동에 위치한 관세평가분류원 신청사가 1년 동안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빈 건물로 방치되고 있다. /신현종 기자

관평원은 지난 2015년 세종 청사 건립을 추진하면서 ‘업무량 확대에 따른 근무 인원 급증’을 이유로 들었다. 2003년 23명이었던 직원 숫자가 77명으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관평원이 예산 171억원을 투입해 신축한 세종시 청사의 1인당 업무 시설 면적은 63.8㎡(약 19평)에 달한다. 정부는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1인당 업무 시설 면적 최대치를 56.53㎡(약 17평)로 규정하고 있다.

관세청은 세종시 이전이 최종 무산된 지난해에도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만나고, 행정안전부 장관 면담을 시도했다. 당시 행안부 내부 문건에는 “(관평원 상급 기관인) 관세청은 관평원의 세종시 이전을 위해 BH(청와대)·국회 등 다방면으로 지원을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관평원이 세종시 이전을 구실로 정부 기준까지 위반해가며 호화 청사를 지은 것”이라며 “관세청이 어디를 믿고 이처럼 대담한 일을 벌였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관평원은 정부조직법상 관세청 부속 기관이면서 동시에 ‘시험·연구 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통령령인 현행 정부청사관리규정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험·연구 시설에 맞게 콘퍼런스홀, 강사 대기실, 도서관 등을 넣다 보니 면적을 넉넉하게 설계했다”고 했다. 청사관리규정에는 ‘시험·연구 시설’은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관평원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