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30일 대구를 찾아 “대선을 앞두고 탄핵의 강을 건너서 미래로 나아가고, 낡은 보수를 버리고 개혁적 정치 세력으로 거듭나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권 교체의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대구·경북 지역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선에 제 모든 것을 쏟아붓고 당당하게 경쟁해 ‘중도 플러스 보수’ 야권 전체의 단일 후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국민의힘 대구시당에는 ‘우리공화당’이란 글귀가 새겨진 피켓을 든 4~5명이 들어와 유 전 의원을 향해 “보수에 칼을 꽂은 XX자식”이라는 욕설을 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아직도 대구에서 저에 대해 저런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탄핵을 갖고 칼을 겨누고 싸우면,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탄핵에 찬성한 걸 후회하느냐’는 물음에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순간이 다시 오더라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밤잠 못 자고 고민하면서 헌법기관으로서 선택했던 문제이기 때문에 ‘잘못했다’ ‘후회한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이 박 전 대통령과 맞섰던 과거에 대해선 “순수한 충정”이라고 했다. 그는 “10년 만에 정권 교체를 했기 때문에 이명박·박근혜 두 정권은 정말 잘해야 한다는 그 한마음으로 쓴소리를 많이 했다”며 “저의 순수한 충정이 당시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세력으로부터 배척당했다”고 했다.
이날 유 전 의원의 대구 방문을 두고 야권 일각에선 “대선 출마에 앞서 ‘배신자 낙인’을 지우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은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유 전 의원은 대구 동구을에서 4선을 했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한 과거 때문에 대구·경북에서 반대 여론도 상당하다. 유 전 의원은 이를 의식한 듯 기자회견 말미에 “대구·경북이 ‘보수의 심장’이라고 하는데, 낡은 보수의 심장이 아니라 개혁적인 건전한 보수의 심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