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희생자 유족 범위를 직계에서 방계로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보훈처가 “다른 국가 유공자들과 형평을 맞춰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밝힌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민주당 이용빈 의원이 대표 발의한 ‘5·18 민주 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심의했다. 유족 범위에 5·18 당시 사망자 또는 행방불명자 중 직계존·비속이 없는 경우 형제자매 등 방계 중 1명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 대해 “5·18 민주 유공자 유족의 범위에 형제자매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해서 이들이 5·18 민주유공자유족회 회원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도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결혼하지 않은 어린 나이 또는 학생의 신분으로 희생된 분들의 경우 형제자매는 유족으로 인정되지 않아 부모나 조부모가 모두 사망한 경우 국가로부터 합당한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보훈처는 정무위에서 “국가유공자법, 독립유공자법, 특수임무유공자법 등에서 모두 방계를 유족 범위에 포함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5·18 민주화 운동 유공자의 유족과 관련해서만 예외를 허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독립 유공자, 6·25전쟁 참전 유공자 등도 직계만 유족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5·18 유공자들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다만 보훈처는 5·18 민주유공자유족회 등 관련 공법 단체에 유공자의 형제자매도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의 민주당 민형배 의원 법안 내용에는 찬성 의견을 밝혔다. 법적으로는 유족으로 인정하기 어렵지만 이들이 관련 단체를 통해 활동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국민의힘도 “적절하고 필요한 조치”라며 동의했다. 보훈처 핵심 관계자는 “공법 단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고 해서 특별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직계가 아니라서 단체 가입이 제한되는 유족들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도 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중심으로 5·18 민주화 운동 관련 단체나 인사들의 입장을 반영하는 쪽으로 논의를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지난 3월과 작년 9월 4·19혁명, 5·18 민주화 운동뿐 아니라 유신 반대 투쟁, 6월 항쟁 등에 나섰던 이들도 민주화 운동 유공자로 지정해 배우자·자녀 등에게 교육·취업·의료·대출 등을 지원해주는 내용의 ‘민주 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가 “운동권 셀프 특혜”라는 비판을 받고 철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