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처남 김모(65)씨가 과거 소유했던 경기도 성남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내 전답(田畓)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에 수용되면서 47억원의 토지보상 차익을 거둔 것으로 11일 나타났다. 김씨는 지난해엔 보유 중인 또 다른 그린벨트 땅과 관련해 담당 구청에서 “경작용 토지에서 조경(造景) 자재를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시정조치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 처남 김모씨가 소유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의 그린벨트 농지. 11일 오후 찾은 이 땅에는 각종 묘목이 심어져 있었다. /김지호 기자

김정숙 여사 동생인 김씨가 소유했거나 지금도 소유 중인 그린벨트 내 전답 매입 시점은 10여년 전이고 LH 직원 투기 의혹이 제기된 3기 신도시와도 관련이 없다. 김씨도 “투기 목적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은 “김씨가 그린벨트 땅에서 수십억대 차익을 봤기 때문에 투자 목적이 아닌지 의심이 남는다”고 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청은 작년 11월 17일 김씨가 소유한 수정구 시흥동 그린벨트 안에 있는 경작용 토지 2524㎡(약 765평)에서 조경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행위를 하는 것은 농지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며 시정조치를 내렸다. 김씨 땅에서 조경설비 업체가 관련 자재를 파는 건 문제가 있다는 취지였다. 다만 구청 측은 김씨가 이 땅을 조경설비 업체 등에 임대하고 수익을 얻은 것은 법 위반은 아니라고 했다. 60세 이상 토지 소유자가 5년 이상 농업 경영에 이용한 땅은 빌려줄 수 있다는 농지법 규정이 있는데, 김씨가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시흥동 땅과는 별개로 김씨가 2002~2009년 사이 매입한 성남시 고등동 토지 7011㎡(약 2120평)는 2010년 LH에 수용됐다. 김씨는 토지 보상금으로 58억원을 받았다. 김씨가 이 땅을 샀을 때 실매입가가 1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47억원대 차익을 본 셈이다. 판교IC에서 5㎞ 정도 떨어진 이 땅도 원래는 그린벨트 안 전답이었는데,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지정되면서 LH에 수용됐다.

문재인 대통령 처남 김모씨가 소유했거나 소유 중인 그린벨트 내 전답

야당은 “김씨가 성남 일대 그린벨트 농지를 집중 매입한 배경이 의아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부동산투기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곽상도 의원실이 김씨 토지 거래 관련 서류를 분석한 결과, 김씨는 2002년, 2005년, 2009년 등 세 차례에 걸쳐 고등동 전답을 매입했다. 그는 이 땅을 담보로 은행에서 30억원대 대출을 받았고, 그 직후인 2010년 9월 성남시 시흥동의 또 다른 그린벨트 내 땅을 샀다. 작년 11월 수정구청에서 시정조치를 받은 땅이다.

이날 본지가 찾은 김씨의 시흥동 땅에는 500평가량에 묘목이 빼곡히 심어져 있었고, 나머지 200여 평에는 비닐하우스로 된 묘목 판매·전시장이 있었다. 본지 기자와 만난 김씨는 “내가 어디를 봐서 투기꾼 같으냐”며 “1992년부터 묘목 판매업에 종사해왔고 방금까지 인부들과 함께 묘목 포장하는 일을 했다”고 했다. 수십억대 토지 보상 차익에 대해선 “그 일이 알려지고 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원들이 세 차례 찾아와 조사했지만 농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했다.

작년 8월 국회에 출석한 노영민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도 “20년 이상 묘목식재업에 종사해왔던 김씨가 사업상 필요에 의해서 토지를 샀던 것”이라고 했다. 노 전 실장은 당시 “(김씨 고등동 땅이 있는) 그린벨트가 해제된 것은 이명박 정부, 토지보상금이 지급된 것은 박근혜 정권 때”라면서 “얼마 번 게 무슨 관계냐”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처남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매입했던 경기 성남시 고등동 일대 토지. 한때 묘목이 심어져 있던 이곳에는 현재 'LH 행복주택'이 들어서 있다. 2014~2015년 사이 문 대통령 처남 김씨는 LH로부터 토지보상금 58억원을 받았다./김지호 기자

김씨가 소유했던 고등동 땅에는 현재 ‘LH 행복주택’이 들어서 있다. 김씨는 고등동 땅이 수용되면서 인근에 258㎡(약 78평) 대지를 대토보상(현금 대신 토지로 보상하는 것) 받아 4층 건물을 세웠다. 곽상도 의원은 “문 대통령은 LH 투기 의혹 사태와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는데, 대통령 처남이 그린벨트 토지 투자로 이익을 본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볼지 생각해볼 문제”라고 했다. 김씨는 “토지 보상을 기대하고 투기한 게 절대 아니다”라며 “오해를 받는 게 억울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