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근식 비전전략실장 /이진한 기자

국민의힘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이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거절할 수 없는 단일화 방식을 제안할 것”이라며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신의 한수’를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시기나 여론조사 문항 등 기술적인 부분을 두고 유불리를 따지게 되면 국민이 실망할 수밖에 없다”며 “본선 승리에 기여하는 단일화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 제안 내용은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고 나면 공개하겠다”면서도 “그 제안은 대의명분이나 정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안 대표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방식이 합의되면 나머지 문제들은 부차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결정되는 다음 달 4일부터 후보 등록 시점인 18~19일이 ‘야당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월 1일 확정되는데, 2주 동안 모든 관심은 야당 단일화에 쏠릴 수밖에 없다”며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를 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소모적인 단일화 질문 문항이나 기호 결정 문제에 몰두하는 건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후보와 안 대표의 단일화를 서두르진 않겠다고도 했다. 그는 “극단적인 얘기지만 후보 등록 시점 전에 단일화를 안 해도 되는 것 아니냐”며 “안 대표 측은 지지율이 조금 앞서고 있으니 시점을 당기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투표용지 인쇄 전에만 해도 된다”고 했다.

단일과 결과에 대해서는 “승복하는 게 맞는다”면서도 “나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당 후보가 이긴다는 확신과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야권 단일화가 깨지면 야권이 궤멸한다는 걸 다 알기 때문에 감정이 상할 순 있어도 판이 깨지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당내에서 마치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 거라고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비전전략실장으로서 엄중히 경고한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야권 단일화와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 전략 등을 수립하기 위해 비전전략실을 구성했다. 실장에는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임명됐다. 김 실장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회의에 참석하고, 김종인 비대위원장과도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