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남북 관계 경색으로 집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1조2000억원대 남북협력기금을 코로나 재난 지원 예산으로 쓰자고 정부에 제안하기로 했다. 여당이 코로나 손실보상제와 재난지원금 등의 재원 마련을 위해 ‘확장 재정’을 논의하자, 시급하지 않은 예산부터 조정해 재원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3일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실이 국회예산정책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2021년 남북협력기금을 1조2400억원 규모로 편성했지만 남북 경색 국면 탓에 예산 집행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남북협력기금을 1조원대로 유지했지만 예산 집행률은 2019년 6.7%, 2020년 3.6%에 그쳤다.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2018년에는 남북협력기금의 21.2%가 집행됐다.
통일부는 올해 남북협력기금을 편성하며 ‘환경 협력·비료 지원’(3300억원) ‘경협 기반 사업 유상 지원’(2500억원) ‘철도·도로 연결 사업’(1800억원) 등의 항목에 각각 수천억원씩을 집행하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경협 사업 추진 여건 미비’ ‘남북 간 지원 합의 미발생’ ‘코로나 상황’ 등을 불용 사유로 들며 기금을 쓰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5일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1조원대 남북협력기금으로 코로나로 타격받은 취약 계층을 지원하자고 요구할 예정이다. 당장 긴박한 국내의 코로나 피해 계층을 위해 쓴 뒤에 필요시에 다시 기금을 충당하자는 것이다. 권명호 의원은 “한국형 그린뉴딜 사업과 남북협력기금 등 시급하지 않은 예산부터 조정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며 “무턱대고 국채 발행부터 하겠다는 여당의 주장은 미래 세대에게 큰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