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2일(현지 시각) ‘해양 오염’을 이유로 지난달 4일 나포했던 한국 국적 유조선 ‘MT-한국케미호’의 선원들을 풀어주겠다고 밝혔다. 이 배에는 한국인 선원 5명을 포함해 인도네시아·베트남 국적 선원 등 20명이 타고 있었다. 다만 한국인 선장 1명은 선박 관리를 위해 필요하다며 석방하지 않았다.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해상 납치된 MT 한국 케미(MT Hankuk Chemi)호/연합뉴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방송 IRNA를 통해 “한국 정부의 요청과 이란의 인도주의적 조처에 따라 한국 선박 선원들의 출국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전화 통화를 통해 국내에 동결된 이란 자금을 사용할 방안을 논의했다고 양국 외교부가 전했다.

이란의 이번 나포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국내 은행 2곳에 동결된 이란의 석유 수출 대금 8조원 때문이었다. 이란의 해외 자산 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란은 이 돈으로 코로나 백신을 구매하겠다며 최근까지도 우리 정부에 ‘동결 해제 없이는 석방 문제도 해결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펼쳐왔다. 이란 정부는 “한국 측이 가능한 한 빨리 이들 자원에 대한 규제를 해제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와 노력을 강조했다”고 했다. 외교부는 “상황 종료를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미국 측과도 투명하게 협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