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을 조사·발표한 당 젠더인권본부장 배복주 부대표가 25일 자정쯤 페이스북에 “하루종일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을 접한 당원분들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내내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원분들께 제가 받은 질문에 대해 답변을 작성해 보았다”며 장문을 글을 올렸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왼쪽) 부대표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 관련 긴급기자회견 도중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른쪽은 정호진 대변인. /국회사진기자단

배 부대표는 지난 18일 이 사건을 인지한 이후 비공개 조사한 이유에 대해선 “성폭력 사건에서 늘 발생하는 2차 피해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며 “조사도중 사건 내용이 유출됐을 때 피해자 입장이 왜곡되어 온전하게 전달되지 못하게 될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행위 경중을 따지며 ‘그정도야’ ‘그정도로 뭘그래’라며 성추행에 대한 판단을 개인이 가진 통념에 기반해서 해버린다”며 “이 또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고 했다.

음주 여부에 대해선 “이 사건은 성추행사건이고 음주여부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판단하는데 고려되는 요소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피해자가 술을 마셨으면 왜 술자리에 갔냐고 추궁하고 술을 안마셨으면 왜 맨정신에 당하냐고 한다”며 “가해자가 술을 마셨으면 술김에 실수라고 가해행위를 축소시키고 술을 안마셨으면 피해자를 좋아해서 그런거아니냐고 가해자를 옹호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배 부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기자회견에서 사건 경위를 설명하면서 “김종철 대표는 지난 15일 저녁 여의도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인 장혜영 의원과 당무상 면담을 위해 식사자리를 가졌다”라고 했었다.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 페이스북

그는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의 실명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선 “피해자는 자신의 일상회복을 위해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며 “피해자가 결정한 의사를 존중하고 그에 따라서 지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배 부대표는 경찰에 고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피해자는 문제를 해결할때, 자신이 원하는 해결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며 “피해자의 결정은 정의당 차원에서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고 징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성폭력 범죄는 비친고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경찰인지수사가 가능하고 제3자 고발도 가능하다”며 “하지만 피해자가 자신이 원하는 해결방식을 명확하게 밝혔다면 그 의사에 반해 수사를 하는 것이 과연 피해자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배 부대표는 “이번 사건을 단순하게 개인의 일탈행위로만 규정하지 않는다”며 “조직문화가 성차별.성폭력을 용인하거나 묵인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계획도 충실하게 고민해서 당원분들께 알려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