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해외 봉사단원의 안전을 책임지는 ‘해외안전 담당관’ 자리를 신설해 11국에 파견했지만, 이 국가들의 봉사단원들은 코로나 사태로 이미 전원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 대상이 없는데 보호 요원들을 내보낸 것이다. 특히 코이카의 군(軍) 출신 임원이 제도 신설과 채용 과정을 총괄한 가운데 어학 점수 기준에 미달한 군 출신들이 다수 선발됐다. 내부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코이카는 이 임원에 대한 내부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실에 따르면, 예비역 육군 소장 출신인 김모 코이카 글로벌안전센터장은 지난해 8월 ‘해외안전 담당관’ 제도 신설을 주도해 채용 공고를 냈다. 9~11월 진행된 채용 결과 최종 선발된 11명 중 9명이 군 출신이었다. 이들 중 7명은 서류 평가 배점에서 35%를 차지하는 어학 점수가 최저 기준에 미달해 0점 처리됐는데도 합격했다. 어학 시험 최저 기준은 토익 720점 이상, 또는 텝스 570점 이상 등이었다.
또 채용 과정 중에 ‘해외 무관(武官) 경험이 있으면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기준이 추가돼 군 출신들이 혜택을 봤다. 통상 코이카에선 담당관 선발 시 파견국 특성을 고려해 현지 사무소가 서류와 면접 전형을 진행하지만, 이번에는 모두 본부가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담당관 파견이 결정된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라오스, 페루 등 11국에는 우리 봉사단이 전원 철수한 상태다. 코이카는 “국가별 안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봉사단원 파견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조 의원은 “보호 대상은 한명도 남아 있지 않은데 안전 요원들만 파견된 코미디 같은 상황”이라고 했다. 안전 담당관 1인에게는 해외 근무 수당과 주택 지원금 등 연간 1억원 이상이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