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한국에 동결돼 있는 8조원 안팎의 석유 수출 대금 중 약 1조원을 의료 장비 구매에 쓰고 싶다는 의사를 우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억류 사태 해소를 위한 교섭 대표단이 7일 이란 현지에 도착한 가운데, 외교부는 “(동결 자금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창의적인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이란 관계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두 차례 친서를 보내 국내 은행에 묶여 있는 돈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이란 내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한국에 묶여 있는 돈으로 진단 키트 같은 의료 장비 구매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또 송금 과정에서 미국의 제재를 의식한 은행들이 자금을 동결할 것을 우려해 우리 정부의 보증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구체적은 사실 확인은 어렵다”면서도 “양국은 워킹그룹을 구성해 백신, 의료 장비를 포함한 인도적 교역 확대를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오는 10일 이란을 방문하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동결 자금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가져오길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금융망을 거치지 않는 의료 장비 및 품목 수출 방안, 미국을 통하더라도 자금 동결이 되지 않는다는 한국 정부의 보증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조속한 억류 해제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주이란 대사관 직원들로 구성된 현장 지원팀은 우리 선원을 직접 면담해 안전을 확인했다. 외교부 최영삼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선원들이 (이란 측으로부터) 폭력 등 위협적인 태도를 포함해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겪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