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최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과 야권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여야의 잠재 후보군도 링 위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시기는 다음 달 중순부터다.

여당에선 이미 출사표를 던진 우상호 의원에 이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주민 의원의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장관은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벤처 기업 문제 주무 부처 장관이란 점에서 외부적으로는 출마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박 장관은 개각 시점과 야권의 후보 단일화 움직임 등을 주시하며 출마에 대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내년 1월 10일쯤으로 예상되는 개각에 박 장관이 포함돼 장관직에서 물러난다면 사실상 선거 준비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왼쪽부터)박영선, 우상호, 오세훈, 나경원

우상호 의원은 열린민주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주장하고 나섰다. 우 의원은 이날 “야권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실제로 위협적일 것”이라며 “구도·인물·이슈를 선거의 3대 요소로 본다면 먼저 구도 개편을 추진하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지난 27일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자 “하나가 되자”고 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친문 성향의 박주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여러 가지 고민이 있어서 말할 단계가 안 됐지만 더 시간을 끄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최대한 빨리 가부간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제3의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도 거론된다. 임 전 실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고(故) 김근태 전 의장 9주기 추모 글에서 “객관적 승리는 두말할 나위 없이 대중의 마음을 얻어 대중과 함께하는 승리, 곧 국민의 승리”라고 했다. 임 전 실장 측은 “서울시장 출마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최근 임 전 실장을 포함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비공개로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에선 안 대표 출마 선언 직후 “야권 단일화에 대비해 제1 야당에서도 중량감 있는 인사가 나서야 한다”는 당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기 위해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반드시 이겨야 하며 그 과정에서 제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라며 “안 대표의 출마 선언은 인상 깊게 봤지만 너무 서둘렀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어 “해를 넘겨 조금 시간을 갖고 결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제가 직접 서울시장에 출마할지에 대해선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조만간 판단을 해서 국민께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선 “상식이 바로잡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장 선거·전당대회·대선 등에 대해 폭넓게 열어놓고 보고 있다”고 했다.

여당이 일방 처리한 임대차 3법 관련 국회 ‘5분 연설’과 역대 최장(最長) 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로 관심을 받았던 윤희숙 의원도 통화에서 “주변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충분한 시간이 있는 것 같다”며 “제 머릿속에 여러 고민이 교차하고 있어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난 28일부터 구내의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에게 재산세 50%를 환급해주는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 청장은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세금은 구청장 쌈짓돈이 아니다”라고 비판하자, “거꾸로 가는 대통령의 ‘서민 증세’가 문제 아니냐”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이혜훈·이종구·김선동·오신환 전 의원, 김근식 교수,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