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범야(汎野) 후보로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제1 야당인 국민의힘과 어떤 방식으로 야권 단일 후보를 선출할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들어와 경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는 이날 자신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최선의 가능성을 찾겠다”며 문을 열어뒀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게 “열린 마음으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며 “공정 경쟁만 할 수 있다면 어떤 방식이든 다 좋다”고 했다. 그는 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뿐만 아니라 정권 교체에 동의하는 어떤 분이라도 만나서 연대와 협력을 하겠다”고 했다. 조건이 맞는다면 국민의힘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그동안 안 대표의 ‘선(先) 입당, 후(後) 경선’을 말해왔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관심이 있다면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경쟁해야 한다”고 했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본지 통화에서 “안 대표는 여러 출마자 중 한 명일 뿐”이라며 “우리 당에서도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5명이나 된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안 대표가 내년 서울시장 선거나 차기 대선에 나온다면 우리 당과 통합 경선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도 “안 대표의 출마 선언을 환영한다”며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경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다만 안 대표 측은 현재까지는 ‘선 서울시장 선거 승리, 후 합당’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범야권 후보들이 서울시장 선거 기간엔 ‘따로 또 같이’ 활동한 뒤 야권 단일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합당보다 야권의 서울시장 선거 승리가 더 중요하다”며 “승리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합당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 후보로 활동하고, 국민의힘도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뒤 금태섭 전 의원 등 범야권 후보들까지 한데 모아 막판 ‘원샷 경선’으로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하자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최근 이런 내용의 야권 단일화 시나리오를 국민의힘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차기 야권 대선 주자 후보군인 유승민 전 의원에게도 이 같은 시나리오를 말했고, 유 전 의원은 야권 단일 후보 선출에는 크게 공감하면서도 합당 시기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고 국민의당 관계자는 말했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다수 의원이 안 대표의 출마에 대해선 긍정적인 입장인 만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조만간 야권 단일 후보 선출 방식을 두고 물밑 교섭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안 대표는 국민의힘 측과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를 두고 사전에 많은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은 안 대표 측에 “야권의 서울시장 선거 활성화를 위해 안 대표가 올해가 가기 전에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안 대표는 출마 선언 전날(19일)엔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에게 따로 전화해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알리기도 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차기 대선 전초전에서 야권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후보 선출 방식, 안 대표 입당 문제 등은 대화를 통해 충분히 합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앞으로 국민의힘 지도부나 여러 의원과 계속 소통하면서 합의점을 찾아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