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가 전 부처, 광역단체 등에 K방역 홍보 협조 요청을 한 공문./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전 부처에 코로나 진단 시약 수출 성과 등 ‘K-방역 우수성’을 홍보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당시 600명대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 3차 대유행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었다. 야당에선 “코로나 백신 확보는 지지부진한데 현 정부는 K-방역 홍보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4일 전 부처와 17개 광역단체 등에 “코로나 진단 시약 수출 성과와 감염병 진단 검사의 국제 표준화 소식 등 K-방역의 우수성을 국민께 널리 알리고자 한다”며 “가용 매체를 활용해 홍보에 적극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작성·발송했다. ‘카드 뉴스’ 홍보 자료도 첨부했다. 이 공문은 방역과 다소 거리가 있는 국정원, 대통령경호처, 법제처, 방위사업청, 민주평통 등에도 발송됐다. 공문 작성 시점인 4일은 코로나 확진자가 577명, 전날(3일)은 628명이었다. 서울시의 경우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웃도는 조치를 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 자체 홍보 수단이 적어 각 부처가 운용하는 SNS에 홍보를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방역 활동도 열심히 하되, 우리 기업들의 진단 시약 수출 성과 등도 홍보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작성한 K-방역 홍보, 대응 관련 공문./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 제공

식약처 외에 다른 기관들도 K-방역 홍보에 공을 들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달 30일 ’12월 8일 K-방역 및 한국 의료기술 우수성 홍보 협력 사업의 홍보 다큐멘터리, 광고 영상 시사회 개최' 내용의 공문을 작성했다. 이 공문엔 영상 제작사가 CJ ENM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진흥원은 “현재 홍보 영상을 보완·제작 중이라 시사회는 연기됐다”고 백 의원실에 설명했다. 진흥원은 최근 열린 ’2020 글로벌 코리아 박람회'의 ‘K-방역 홍보관’ 운영 지원 용역(1750만원) 관련 공문도 만들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11일 ‘성공적인 K-방역에도 불구하고, 주요 외신(BBC)과 국제기구(UN) 등이 발표한 자료에선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오해 발생 우려가 있는 내용이 일부 포함돼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문을 17개 광역단체에 발송했다. 위원회는 공문에서 ‘1~10월 역학조사 목적으로 이용·제공된 CCTV 이용·제공 건수를 제출하라’고도 광역단체에 요구했다. 백종헌 의원은 “방역 당국 공무원들이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가 K-방역 홍보에 몰두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