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선의원 15명이 최근 결성한 모임 ‘지금부터’가 지난 8일 첫 모임을 갖고 586 운동권 세대와 싸워 이길 전략을 위해 머리를 맞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한 당내 혁신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사과하는 것에 공감한다”고 입을 모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15명 모두 1990년대 학번에 1970년대에 출생한 이른바 ’97세대'다.
”공수처법 통과를 보라 … 운동권 민주주의는 끝났다”
10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초선의원들은 8일 첫 모임을 가지고 “586 운동권이 내세우는 민주주의는 유통기한이 끝났다”면서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중도 실용주의를 모색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 대표의 대표인 강민국 의원(경남 진주시을)을 비롯, 김병욱(포항울릉)·김웅(송파구갑)·김형동(안동예천)·전봉민(부산수영구)·허은아(비례) 등이 이날 모였다.
강민국 의원은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날 모인 의원들은 운동권 민주주의가 끝났다는 것에 모두 크게 공감했다”고 했다. “586세대는 독재와 싸우다가 자기도 모르게 독재 괴물이 돼버렸다. 오늘 공수처법이 여당의 단독 강행으로 통과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고 했다.
강민국 의원은 “민주적 절차를 부인하고 다수의 횡포 권력을 지닌 자들의 독재가 눈앞에 있었다. 이들이 지금 하는 행태야말로 입법 독재”라면서 “권력에 화염병을 던지던 이들이 이젠 민주주의에 화염병을 던지고 있다”고 했다.
강 의원은 또한 “586 운동권 세력은 여전히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본다. 임대인과 임차인, 기업인과 노동자, 부자와 빈자…. 이렇게 세상을 흑백논리, 전투적 경제논리로 읽다 보니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잡질 못한다. 저들의 진영논리와 싸워야 하는 것이 이제 97세대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했다.
전봉민 의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제 우리는 적과 아군으로 세상을 보는 진영 논리와 싸워야 한다”고 했다. “2020년의 세상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들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시장경제질서를 망치고 있다. 이들이 망가뜨린 질서를 바로잡는 것, 부동산 대란, 보육·취업난, 자영업자 파탄 같은 민생 문제를 다시 상식과 합리의 눈으로 풀어내는 것이 97세대인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김종인 위원장의 사과 필요성에 공감한다”
이들 ‘지금부터’의 의원 중 상당수는 또한 김종인 위원장이 오는 13일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사과하는 것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허은아 의원은 “진실성 있는 사과로 지난 과거를 털어내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자는 기조에 공감한다”고 했다.
강민국 의원도 “우리는 앞으로 당내 혁신 문제에 대해 과감히 발언하는 주축이 되길 원한다”면서 “김종인 위원장 사과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는 초선의원들의 목소리도 또한 이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몇몇 의원들은 시기와 방법론에 대해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의원은 “모두가 완벽하게 똑같이 지지하진 않는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잡음이 나오는 것도 97세대다운 현상이고 그게 또한 민주주의 아니냐”고 했다.
”文정권은 사과하라, 오류를 인정하라”
이들 97세대 초선의원들은 비슷한 맥락에서 문재인 정권이 지난 정책 실패에 대해 단 한번도 사과하지 않는 것을 두고 “대단히 오만하다”고 질타했다. 강민국 의원은 “민족 해방운동 주체사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586 운동권의 한계가 정확히 여기서 드러난다”고 했다. “주체사상에선 최고존엄의 결점을 인정 못하지 않나. 그것과 다를 게 없다. 24번의 부동산 정책 실패 끝에 25번째 정책을 내놨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건 자신들의 정권과 그 최고존엄이 무결점해야만 틀이 유지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오류를 인정하지 못하는 건 그만큼 용기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과하는 것, 오류를 인정하는 것, 이것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고쳐질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역설적으로 문재인 정권과 여당을 통해 배우고 있다.”
국민의힘 97세대 초선의원들은 최근 1인 릴레이 피켓 시위를 통해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강민국 의원은 “비틀린 운동권 민주주의를 타파하고 싸워나갈 투쟁의 방식을 다시 찾고 있다. 조만간 그 답을 들려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