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키려하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독재로 흥한 자 독재로 망한다"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8일 오후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에게 “패스트트랙 사건을 법원에서 엄정하게 판결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위원장의 해당 발언은 여당이 단독으로 상법 개정안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키려하자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를 한 이후 이뤄졌다. 야당에선 “이제 법원 재판에 대놓고 개입하고 압력을 넣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법안 처리를 방해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난하며 법원에서 패스트트랙 사건을 엄정하게 판결해달라고 발언하고 있다. /국회방송

윤 위원장은 이날 오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이후 회의는 정회했다가 속개했다. 윤 위원장은 속개한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에게 “지난해와 올해 초에 있었던 패스트트랙 사건에 연루돼서 여러 의원님들이 재판을 받고 있는게 현실이다”며 “왜 이런 행동이 반성도 없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법원행정처장님 계신다. 아마 그대로 보셨을 것”이라며 “이런 행동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패스트트랙 사건 엄정하게 법원에서 판결해주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매번 힘있고 권력있는 사람들이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뒤로 빠져나가는 이런 대한민국이 된다면 그래서 한 당의 당 대표든 원내대표든 국회 요직 맡고 있다고 해서 법원이 그 사람들의 눈치를 본다면 우리 국회가 앞으로도 결코 이런 모습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조재연 처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윤 위원장은 또 “21대 국회가 6개월이 지나가지만 국회가 과거의 모습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 대해 자괴감이 든다”며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고 오히려 가로막고 혼란스럽고 시끄러운 모습, 오전에 직접 보셨겠습니다만 제가 (공수처법 개정안을) 의결하려는데 (주호영 원내대표가) 의사봉을 뺐고, 손을 잡고 의사봉도 칠 수 없게 한 것 보셨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은 엄연한 의사 방해행위이고 국회법은 이런 경우 매우 엄중히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합의도 없이 기습·단독 법안 처리를 했으면서 오히려 적반하장식으로 야당 탓을 하면서 재판 개입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공식 석상에서 대놓고 법원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패스트트랙법 위반 관련 기소된 의원은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23명, 당시 민주당 의원이 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