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8일 국회 법제사법위 법안 소위에서 안건조정위에 회부된 ‘야당 거부권 무력화’ 내용을 담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기습·단독 처리했다. 최대 90일까지 논의할 수 있는 안건조정위 회의를 1시간만하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기습 처리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11시에 전체회의를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여당이 공수처법 개정안 단독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야당은 “여당이 어제(7일)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역시 공산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폭거를 자행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안건조정위를 취재진이 참여한 ‘공개 회의’를 하자고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비공개 회의’로 진행했다. 취재 기자와 카메라 기자들도 회의실에서 밀려나왔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렇게 중요한 사항, 공개하기로 한 사항인데 왜 공개하지 않느냐”며 “(민주당 의원들과) 최강욱 의원까지 비공개 하자고 의결했다. 최강욱 의원이 야당 의원이냐. 무엇이 두려워서 비공개로 하느냐”고 했다.
야당은 비공개 안건조정위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항의하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 3명과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찬성으로 공수처법 개정안을 기습 통과시켰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의원 각 3명씩 구성된다. 3분의 2(4명) 이상 찬성으로 안건을 통과시키게 돼 있는데, 범여권 최강욱 의원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4대 2의 싸움이었다. 표결은 거수 대신 기립으로 했으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를 하는 가운데 기습 처리됐다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이날 안건조정위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공수처법 개정안 관련 “4대2로 의결했다”며 “(공수처장 추천위원 7명 중 찬성 정족수) 3분의2(5명)로 하고 (공수처) 검사 자격을 법조 경력 7년으로 했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 구성과 관련해 지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야당 의원) 말도 자르고 발언 기회도 주지 않았다”며 “전격적으로 자기들 입맛대로 공수처법 개정안을 안건조정위에서 가결을 시켜버렸다”고 했다. 김 의원은 “자기들이 국민 상대로 그렇게 민주적 정당성 담보한다고 주장했던 백혜련 의원부터 해서 민주당 청와대 완전히 자기 부정을 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공수처 검사 자격을 법조 경력) 10년에서 7년으로 낮추는 안으로 됐다”며 “원안에 있었던 재판·수사·조사 실무 경험 5년은 삭제됐다”며 “이것은 단순히 변호사 생활만 했던 민변 출신들이 (법조 경력) 7년만 지나면 얼마든지 공수처 검사로 임명될 수 있다는 굉장히 위험한 법안”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이렇게 되면 저희가 우려했던 추미애 검사가 곳곳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그 길을 고속도로를 놔준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농성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