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대기업 집단에 속한 금융회사들을 그룹 단위로 묶어 규제하는 내용의 금융그룹감독법이 8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국회 정무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무위원회가 안건조정위원회를 열어 논의하고 있다./뉴시스

정무위 안건조정위원회는 이날 저녁 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퇴장한 가운데 약 5분만에 의결됐다. 정무위는 이날 오후 11시 전체회의를 열어 이 법안을 통과시킬 전망이다.

이른바 ‘기업 규제 3법’ 중 하나인 이 법안은 증권·보험·카드 등 금융사를 2개 이상 운영하면서 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인 대기업을 규제하는 내용이다. 삼성·현대차·한화·미래에셋·교보·DB 등 6개 그룹이 대상이다.

정부는 개별 금융회사 단위로 이뤄지는 규제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이 법안을 추진했다. 예컨대 삼성전자에서 발생한 리스크 때문에 삼성생명이 부실해질 수 있으니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이들 금융그룹의 위험현황과 관리실태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자본 적정성 평가에 미흡할 경우 자본 확충 또는 위험자산 매각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임·직원에 대한 해임도 가능하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보험·증권 등 업권별로 건전성 규제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옥상옥 규제’라고 지적한다. 또 유럽연합(EU)·호주 등은 금융사 간 중복 자본을 차감하는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추상적인 ‘그룹 위험’까지 반영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 법안이 ‘재벌 개혁’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제기한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학계에 있을 때부터 이 제도가 재벌 개혁에 필수적인 제도라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