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청와대 본관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뉴시스

838억원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성(性) 인지성 집단 학습 기회”라고 했던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의원 50여명이 소속된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는 지난 11일 모임을 열고 이 장관 경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미래 소속 한 중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이 장관은 함량이 부족하다. 어떻게 장관이 그런(성 인지성)언급을 하고 자꾸 실수를 하느냐”며 “청와대에도 이런 얘기가 들어갔을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의원 역시 “여성계와 시민 단체 비판이 격렬하다”며 “개각에 이 장관이 포함돼야 하고,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 역시 이 장관의 잦은 말실수가 당 핵심 지지층인 2040·여성·수도권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지난 8월에도 여성부 폐지 주장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 부족이 원인”이라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이 장관 경질론은 섣부르다’는 말도 나온다. 한 친문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장관의 거취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대통령 인사권에 여당이 개입하는 듯한 모습은 좋지 않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장관 경질론이 확산할 경우,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동산 정책 책임자인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을 ‘연쇄 경질’하라는 여론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이 장관 경질로 임기 말 ‘레임덕’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야권에선 “결국 ‘만만한’ 여성부 장관은 민심 수습용으로 ‘꼬리 자르기' 하고, ‘정권 실세’인 추미애·김현미 장관은 유임시키겠다는 것이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편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1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 이 장관의 ‘성인지 집단 학습’ 발언에 대해 “다른 부처 장관의 말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