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펀드 투자 상품을 판매했던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의 재산을 보관·관리했던 하나은행에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4300억원대 고위험 사모사채 상품을 팔았던 것으로 15일 나타났다. 펀드 상품을 팔았던 NH투자증권은 자본시장법상 소비자에게 투자 권유를 해도 되는 상품인지 확인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이를 어기고 옵티머스 사기 상품을 팔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실이 입수한 지난해 12월 옵티머스와 하나은행 간의 신탁계약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옵티머스가 대량의 사모사채를 사들인 것을 알고 있었다. 계약서엔 ‘①국내 발행 채권(사모사채) ②공공기관 매출 채권 투자 ③금융기관 예치 등으로 운용한다’고 돼 있다. 사모사채가 첫 번째 투자 대상인 것이다. 사모사채는 기업이 소수(50인 미만)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 매각하는 채권이다. 정부·기관 채권보다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큰 고위험 채권이다.
실제 하나은행은 옵티머스로부터 사모사채에 투자하라는 운용지시서를 받고 사모사채 인수에 나섰다. 금감원 조사에서도 옵티머스는 66개 펀드 자산의 98%를 사모사채로 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옵티머스는 펀드 가입자 등에게는 비교적 안전한 상품인 정부·기관 채권 95%로 구성된 상품을 판다고 속였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라 옵티머스가 사기 상품을 냈는지 여부를 하나은행 등에 확인할 의무가 있다. NH투자증권 측은 “올 6월에야 사기 상품인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정점식 의원은 “전화 몇 통, 공문 몇 개만 주고받으면 확인이 가능한데 피해가 막심해질 때까지 손 놓은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여권과 연계된 인사들의 입김이 있었는지 검찰 수사로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 의원실이 농협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2015~2019년)간 농협금융지주 자회사들이 소비자에게 중요 사안을 설명하지 않거나 허위·과장 광고 등으로 상품을 판 불완전 판매가 총 9716건(473억원)이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사기 판매가 알려지면서 불완전 판매 민원이 지난해 6건에서 올해(8월 기준) 181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