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부부가 2017년 아들 서모(27)씨의 군(軍) 휴가 연장을 위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했던 통화 녹음 기록이 ‘보존 기한 초과’를 이유로 이미 파기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검찰이 추 장관 아들 사건 수사를 미루는 사이 중요한 사건 증거가 사라진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민원인과의 통화 내용은 규정에 따라 녹음하게 돼 있지만, 추 장관 측과의 통화 기록은 현재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파일은 규정상 3년간 보관한다”며 “검찰에서도 (통화 녹음이 없다는 사실을) 다 확인했다”고 했다.
국방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추 장관 부부 중 한 사람은 서씨가 병가 중이던 2017년 6월 ‘병가 연장’ 방법을 문의하기 위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했다. 해당 녹음 파일을 통해 전화를 한 당사자가 추 장관 본인인지 또는 배우자인지, 추 장관이 자신의 신분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밝혔는지, 외압성 발언을 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국방부는 해당 파일은 지난 6월 이후 보존 기한 초과를 이유로 파기한 것이다. 서씨의 ‘특혜 휴가’ 의혹은 지난해 말부터 불거졌다. 검찰 수사가 개시된 시점은 지난 1월이다. 같은 달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내 명을 거역했다”고 했다. 지난 4월엔 서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던 동부지검장을 법무부 차관으로 승진시켰고, 그 자리엔 측근을 영전시켰다. 검찰이 9개월간 서씨 수사를 사실상 뭉개는 사이 핵심 증거가 사라진 것이다.
서씨의 당시 의료·병가 기록도 대부분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2017~2019년 카투사에서 20일 이상 연속해서 휴가를 간 병사는 5명이다. 그런데 추 장관 아들이 휴가를 연장한 2017년 병가자 두 명의 자료만 폐기됐다. 이는 입원 확인서, 진료비 계산서(영수증)를 5년간 보관하도록 적시한 육군 규정 위반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날 서씨의 특혜 휴가 의혹에 대해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