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경남 창녕군 일대에서 낙동강 본류 제방 수십m가 무너진 뒤 복구돼 있다. 사진 오른쪽 위 시설물이 합천창녕보이다.

정부가 지난 2012년 4대강 보(洑)를 설치한 이후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위해 지출한 예산이 보 설치 전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회예산정책처가 4일 밝혔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실이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받은 ‘4대강 보 설치 전후 재난 복구비 변화’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2년 4대강 보 설치 전인 2008~2011년 4년간 집중호우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정부가 쓴 재해 대책비는 총 5991억원이었다. 연도별로는 2008년 510억원, 2009년 2629억원, 2010년 1288억원, 2011년 1564억원이었다. 연평균 1498억원꼴이다.

그런데 4대강 보 설치 이후인 2012~2019년 8년간 집중호우 관련 재해 대책비는 총 2366억원에 그쳤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83억원, 2013년 884억원, 2014년 950억원, 2017년 449억원이었다. 2015·2016년, 2018·2019년엔 집중호우 피해 복구 비용이 없었다. 연평균으로 하면 296억원 선이다. 4대강 보 설치 후 집중호우 피해로 쓴 연 평균 예산이 설치 전보다 20% 수준으로 확 줄어든 것이다. 태풍 피해 복구 비용은 별도 예산 지출 항목으로 정해져 있어 제외하고 계산됐다.

4대강 사업에 부정적이었던 현 정부의 감사원이 2018년 7월 발표한 4대강 사업 관련 감사보고서에도 2013년 기준 4대강 사업 이후 본류의 계획 홍수위(홍수 관리를 위해 상한으로 정한 수위)가 86.3% 구간에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세대 산학협력단 조사 결과가 포함돼 있다. 2014년 박근혜 정부 때도 국무조정실 주도로 구성된 4대강 조사 평가위원회는 “4대강 지류 235곳의 72%(170곳)에서 홍수 위험이 줄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예산정책처는 또 4대강 보 철거 비용이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환경부 자료 등을 종합·분석한 결과 금강 보 3곳, 영산강 보 2곳의 철거 비용만 약 1944억원으로 추산했다. 반면 4대강 보 유지 보수비(인건비·운영비 제외)는 매년 100여억원 정도만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홍수 때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4대강 보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구자근 의원은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정치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실제로 보가 홍수 예방 효과가 있다면 지류·지천으로도 사업을 확대하는 등 보완 대책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4대강 사업 후 호우 관련 재해복구비가 감소한 이유는 호우피해 발생 건수, 여름철 강수량이 적었기 때문으로 보 설치 효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