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일 자신의 독서 목록 중 ‘리더라면 정조처럼’을 추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본받을 만한 정조대왕의 리더십을 배울 수 있고, 당대의 역사를 보는 재미도 있다”며 “저는 정조대왕이 금난전권을 혁파하여 경제를 개혁한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이 책을 추천한 이유는 여기까지다. 그러나 책 내용을 보면 문 대통령이 이 책과 정조의 리더십에 왜 공감한다고 했는지 유추할 수 있는 키워드들이 몇가지 있다.
우선 문 대통령이 언급한 금난전권의 폐지와 경제개혁 관련 부분은 이른바 ‘재벌개혁’과 ‘공정경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정조는 ‘난전(亂廛, 노점상)’을 금지해 자유로운 상업행위를 막은 ‘금난전권’을 없앴다. ‘시전상인’들이 상업을 독점할 수 있었던 ‘금난전권’은 당시 소상공인들을 활동을 제약했다.
현대로 해석하면 재벌 및 대기업의 독점을 폐지하고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활로를 틔워준 것이다. 문 대통령이 정조의 금난정권 폐지를 언급한 것은 자신이 추진하는 ‘공정경제’와의 유사성을 강조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책에는 왕과 신하, 대통령과 장관 및 참모의 이상적 관계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책에는 “일은 완벽하기를 요구하지 말고, 말은 다 하려고 하지 말라. 리더들의 기대만큼 함께하는 이들이 완벽하게 일을 처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들이 일을 잘하지 못했다고 힐난하는 말을 있는 대로 해서는 안 된다. 리더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라는 부분이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과 관련된 측면이 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의 문제를 야기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핵심 장관 및 참모들에 대한 교체 요구를 일축했다. 다주택 논란의 중심에 있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유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이른바 ‘국면전환 인사’ ‘문책성 인사’를 싫어한다”며 “함께 일한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면 바로 문책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명예퇴진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문제가 있는 관료를 교체하지 않는 문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은 ‘일을 잘하지 못했다고 힐난하는 말을 있는 대로 해서는 안 된다. 리더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는 책 내용과 어느 정도 부합하는 부분이 있다. 이런 문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은 시기를 놓쳐 답답하다는 의미에서 ‘고구마’ 인사라는 비판도 받는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정조와 달리, 문 대통령은 이번 코로나 재확산 국면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광화문집회 참가자들에 대해선 격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책에는 “정조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보다 더 우선하는 것은 바로 국왕과 신하, 그리고 관료와 백성들의 소통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