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7월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마련된 조은석 내란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조은석 내란 특검의 수사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여권이 그토록 개혁해야 한다고 외쳐온 정치 검찰을 답습하고 있다. 결론을 미리 정해놓은 꿰맞추기 수사, 별건 수사로 압박하기, 혐의와 상관없는 내용 흘려 망신 주기…. 증거와 증언, 사실을 하나씩 쌓아올려 실체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종착지를 미리 정해놓고 온갖 것들을 끌어다 붙이는 식이다. ‘윤석열 검찰’이 잘했던 방식이다.

국정 농단 특검 수사팀에 회계 자문을 했던 한 인사가 밝힌 내용이다. 수사에 제대로 착수하지 않은 시점에 특검 사무실에 갔더니 윤석열 당시 수사팀장이 “이 수사의 목적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박근혜와 이재용을 구속시키는 것입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있었다. ‘최순실 예산’에 대해 설명하니 윤석열 팀장은 “뭐 이리 복잡해. 그냥 쳐넣으면 돼”라고 했단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경제공동체’ ‘묵시적 청탁’이라는 희대의 법 논리였다.

내란 특검의 외환죄 수사가 딱 그런 모양새다. 작년 10월 평양 무인기 침투는 북한의 도발을 유도해 계엄의 명분으로 삼으려 한 사건이라고 본다. 그렇게 목적지를 정해 놓고 군을 들쑤시고 있다. 드론작전사령부와 국방부, 합참 등 수십 군데를 압수 수색했고 합참의장과 작전본부장, 드론사령관, 예하 대대장들을 줄줄이 조사했다.

군 작전을 외환죄로 엮으려니 억지와 무리가 따른다. 외환죄는 사형과 무기징역 같은 중형으로 처벌한다. 그런 무시무시한 칼을 빼들어놓고는 정작 드론사령관 구속영장에 적용한 혐의는 ‘허위 공문서 작성’이었다.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로 서류를 꾸몄다는 것이다. ‘별건으로 구속부터 하고 보자’는 식이다. 침투·유도의 선후 관계도 잘못됐다. 평양 무인기 이전에 용산 상공의 북 무인기 침투(2022년 12월)와 대통령실 앞마당에까지 떨어진 오물 풍선(2024년 5~11월)이 있었다. 평양 무인기는 북 도발을 ‘유도’한 것이 아니라, ‘대응’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판사가 “구속의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한 것은 상식적이다.

이후 수사도 외환죄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윤 전 대통령이 지시했다’ ‘추락 위험이 있는데도 보냈다’ 등 변죽을 울리는 내용만 흘리면서 군인들을 압박한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군에 지시를 하면 안 되나.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군사 작전이 있나. 지휘관이 비밀 작전을 하고 은폐했다면 수사를 받아야 하나. 북한 도발의 최종 결정권은 북 지도부가 가지고 있나, 아니면 우리의 대북 작전 순간 바로 결정되나. 그렇다면 북한의 용산 무인기 침투와 오물 풍선 투하 순간 평양 무인기 침투도 즉각 결정된 것 아닌가.

무엇보다 내란 특검은 군사 작전에 형사 처벌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얼마나 안보에 위험한 일인지 고려가 없다. 군은 신속한 판단과 적극적인 조치, 유연한 전술 구사가 생명이다. 군 작전을 처벌하는 전례가 쌓이면 안보 상황에서 어떤 지휘관이 과감하게 ‘선조치 후보고’를 하겠는가. 대응은 늦고 판단은 위축되며 그 피해는 안보 위기로 번질 것이다. 정권이 바뀐 뒤 군의 비밀 작전이 법의 심판을 받는다면 누가 군을 지휘하며, 어느 군인이 명령을 따르겠는가.

문재인 정권 검찰이 적폐 청산 수사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던 직권남용 처벌이 공직 사회를 얼마나 병들게 만들었는지 우리는 안다.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 “(공직 사회가) ‘낙지부동’이다. 붙어서 아예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을 정도다. 작전을 지휘하고 명령에 따른 군인을 수사하는 후과는 공직 사회 복지부동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단죄가 아니라 안보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자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