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오스트리아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슈팅 후 득점에 실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월드컵을 앞둔 한국 축구에 빨간불이 켜졌다. 유럽에서 열린 두 차례 평가전에서 한국은 코트디부아르에 0대4, 오스트리아에 0대1로 졌다. 경기를 마친 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을 앞두고 이런저런 실험을 하는 과정이라며 실점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점보다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졌다는 게 나는 더 속상하다. 수비수 출신인 홍 감독에게는 ‘득점’보다 ‘실점’을 더 중요시하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실점하지 않으려 하면 할수록 더 실점하기 쉽다. 1점을 내주면 2골을 넣겠다는 자세, 실점하더라도 만회할 수 있다는 감독의 자신감이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이후 흐름이 끊기고 선수들 체력이 현격히 떨어져 실점했다. 전술도 잘 대비해야 하지만 피지컬도 잘 준비해야 한다”고 홍 감독은 분석했다. 전술과 체력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다수가 유럽파인 대표 팀 선수들에게 익숙한 ‘포 백(four back)’ 대신 ‘스리 백(three back)’을 고집해 선수들 체력이 더 빨리 고갈되었다.

월드컵을 두 달여 앞둔 마지막 평가전에서도 실험을 거듭하는 감독이라니. 1년 넘게 대표 팀을 지휘하며 실험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감독을 교체하는 게 옳지 않을까. 벤치에 앉아 있는 홍 감독은 편해 보이지 않고, 그런 감독을 지켜보는 국민들 마음도 불편하다. 선수단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는 대표팀 감독을 보고 싶다.

지지부진한 한국 축구팀과 달리, 일본은 승승장구하며 월드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을 꺾고 최근 런던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아시아 국가 최초로 잉글랜드를 격파한 일본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일본 축구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공을 멋있게 차려고 했다면, 요즘 일본 축구는 독일처럼 팀워크를 강조하며 헛되이 돌리는 패스가 거의 없는 실용적이고 직접적인 스타일로 변모했다. 지난달 여자 아시안컵에서 무시무시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홈팀 호주를 꺾고 우승한 닐센 감독을 ‘열정이 부족하다’며 경질한 일본에게서 무엇을 배워야 하나. 투쟁심 그리고 조직력에서 우리는 지금 일본보다 한참 아래이다.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은 크게 뛰어나지 못했으나 투쟁심만큼은 누구 못지않았던 옛날이 그립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감독의 역량이 부족해 뒷걸음치는 한국 축구. 손흥민이 한국 축구를 구하고 홍명보 감독을 구출할 것인가.

선수들을 지켜보는 홍명보(왼쪽) 감독과 주앙 아로소 수석코치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