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Paralympic)이라는 단어는 두 가지 어원을 품고 있다. 하나는 그리스어 접두사 ‘para(함께)’이고, 다른 하나는 ‘paraplegic(하반신 마비)’이다. 공식적으로는 전자의 의미로 정착됐지만, 이 대회의 역사는 후자에서 출발했다. 2차 세계대전으로 12년 만에 열린 1948년 런던 올림픽 개막일에 영국의 루드비히 구트만 박사는 척수 손상 환자 16명을 모아 양궁 시합을 열었다. 재활 프로그램이었다. 그 작은 시도가 지금은 165개국 4400명의 선수가 경쟁하는 지구촌 최대의 장애인 스포츠 축제로 자랐다.
2026년 3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패럴림픽의 주인공은 스무 살의 한국 선수 김윤지였다. 선천적 이분척추증을 안고 태어난 김윤지는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동계 패럴림픽 개인 종목 금메달(2개)을 목에 걸었고, 은메달 3개를 추가했다. 현지 언론은 그에게 ‘스마일리(Smiley)’라는 별명을 붙였다. 넘어져도 웃으며 일어서는 선수.
1973년 리듬앤블루스(R&B)의 영원한 별 스티비 원더는 세 시간 만에 ‘Higher Ground’를 완성했다. 그는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산소 과다 공급으로 첫걸음을 떼기도 전에 시각을 상실했다. 그런데 이 노래가 차트 정상에 오른 바로 그 시각 원더는 노스캐롤라이나 고속도로에서 통나무 트럭과 충돌해 혼수상태에 빠졌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그는 후각까지 잃었지만 사고 이후 그가 내놓은 앨범들은 그의 경력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가 됐다. “난 계속 노력할 거야/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를 때까지/ 아무도 나를 꺾지 못해(Gonna keep on tryin’/ Till I reach my highest ground…/ No one’s gonna bring me down).”
김윤지는 대회 내내 넘어졌다. 그리고 매번 웃으며 일어났다. 올림픽의 비장애인은 신체의 정점에서 겨룬다. 반면 패럴림픽 선수들은 조건의 부재를 출발점으로 삼아 그 정점을 향해 간다. 방향이 같다는 것. 그것이 이 두 대회가 같은 이름을 나눠 쓰는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