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테마파크가 탄생하면서 다양한 놀이기구가 등장했다. 이 가운데 오늘날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기구는 역시 대관람차와 회전목마다. 대관람차는 수직으로, 회전목마는 수평으로 회전한다. 여기에 영감을 받아 고안된 바(bar)가 있다. 미국 뉴올리언스의 몬테레오네 호텔에 위치한 ‘캐러셀 바(Carousel bar)’다. 1949년 문을 열어 올해로 77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회전 바다.
초창기에는 서커스 천막으로 만든 지붕이 바를 덮고 있었다. 1992년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화려한 분장실 조명으로 테두리가 감싸진 거울들이 바를 둘러싼 형태로 바뀌었다. 잘 만들어진 회전목마는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듯, 이 바도 장식성과 공예 기술이 훌륭해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바닥에 모터와 철재 롤러가 장착돼 있고, 손님이 앉으면 천천히 회전한다. 손님들은 회전목마를 타는 것 같은 즐거움을 느낀다. 바는 아침부터 자정까지 영업하며, 칵테일 잔과 손님의 대화를 품고 조용히 돌고 있다. 한 바퀴 도는 데 15분, 칵테일 한잔 마시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 칵테일 잔 부딪치는 소리도 재즈 화음처럼 들린다는 뉴올리언스를 경험하는 최고의 순간 중 하나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이 바를 찾은 유명인도 많다. 윌리엄 포크너, 스티븐 킹 등 남부 출신 작가들에게 인기가 높았는데, 특히 테네시 윌리엄스는 단골로 이 바에 앉아 칵테일을 마시며 오랫동안 집필하곤 했다. 자연스럽게 미국 문학 작품에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2013년 가수 빌리 조엘은 이곳에서 피아노를 치며 즉흥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어느 도시든 유서 깊은 바가 여럿 있지만, 도시를 대표하는 단 하나의 바가 존재하는 경우는 드물다. 뉴올리언스의 캐러셀 바가 바로 그런 곳이다. 여기에 앉아 있으면 역사의 일부가 된다. 다음 주에 이 도시에선 세계적인 축제 ‘마르디 그라(Mardi Gras)’가 열린다. 뉴올리언스를 찾는 방문객들을 이 바는 언제나처럼 반갑게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