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칼럼에 미국의 빅테크를 용에 비유해 ‘빅테크 용(龍)’이라 표현한 적이 있다. 용은 미국에만 있는 게 아니다. 한국도 용을 갖고 있는 ‘용 보유국’이다. 국산 용은 5마리가 있다. 현대차의 정의선, 삼성의 이재용, 한화의 김동관, SK의 최태원, LG의 구광모가 5마리의 용에 해당한다. 이 5마리의 ‘재벌 용’이 한국을 끌고 가는 형국이다. 5마리의 용이 끄는 ‘오룡거(五龍車)’라는 수레에 한국이 타고 있다.
정의선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보여준 로봇 아틀라스의 자유로운 작동 성능은 한국에 희망을 준 작품이다. 기업 오너의 관상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요소인데, 정의선 관상의 장점은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얼굴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어느 분야에 깊이 천착할 수 있는 마에스트로의 분위기를 풍긴다. 강남 치킨집에서 젠슨 황과 같이 만나는 모습을 보니까 두 사람이 비슷한 과(科) 같기도 한데, 정의선이 더 오래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재용의 최근 모습을 보면 한 꺼풀은 벗은 모습이다. 초기의 부잣집 도련님 같던 모습에서 업그레이드되어 훨씬 단련되고 노련해진 것 같다. 감옥 생활하면서 대장을 잘라내는 수술을 했다. 거기에다 이혼도 겪으며 세상 풍파 학점을 땄기 때문이라고 본다. 재벌 3세를 거듭나게 해준 특효약은 감방 경험이 아닌가 싶다.
한화 김동관은 문과(文科)의 바탕에 이과적(理科的) 특기를 장착한 관상이다. 필자가 예전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사주팔자에 복이 많다는 것이었다. 언뜻 보기에는 학자 타입 같아서 험난한 사업 분야에 안 맞을 것 같은데, 별자리를 좋게 타고났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 할머니가 물이 부족한 동네에 우물을 많이 파주는 공덕을 쌓았다고 소문으로 들었다. 물은 생명수이기도 하지만 재물도 상징한다. 이건 내가 김동관을 만나본 적이 없어서 직접 들은 이야기는 아니다.
최태원은 이혼하는 과정에서 욕도 얻어먹었고, 그 대가로 좋은 운에 들어섰다고 본다. 가려져 있던 본래면목(本來面目)을 드러낼 수 있는 국면이다.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구광모는 ‘슬로 스타터(slow starter)’ 타입이다. 경마에 비유하자면 선행마(先行馬)가 아니라 막판에 스퍼트를 하는 추입마(追入馬)로 본다.
이 5룡이 어변성룡(魚變成龍·잉어가 변해 용이 되는)의 한국 운세를 책임질 사람들이다. 용의 주변에 한국의 인재들이 대거 포진돼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