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다 먹지도 못할 고기를 집에 잔뜩 쌓았던가 보다. 욕심부려 쟁여 뒀던 고기는 그만 흐물거리다가 상하고 말았을 터. 급기야 냄새까지 피우며 썩어 문드러진다. 그를 형용하는 한자가 바로 ‘썩다’라는 새김의 부(腐)다.
집[府]과 고기[肉]의 합성이다. 그로써 자연스레 얻은 뜻이 ‘썩다’지만, 이상한 의미도 획득했다. 글자는 사람 생식기를 제거하는 형벌, 또는 그런 절차를 거쳐 나온 결과도 가리킨다. 우선 극형의 하나인 궁형(宮刑)을 지칭한다.
남녀 생식기를 제거하는 형벌인데, 별칭 중의 하나가 부형(腐刑)이다. 왜 이 대목에서 ‘썩다’라는 새김의 ‘부’를 썼는지 논설이 분분하다. 추측건대, 사람의 번식 본능을 아예 썩혀 문드러지게 했다는 맥락에서 이 글자를 썼을 법하다.
참혹한 궁형의 상처를 극복하고 위대한 역사가로 성장한 사마천(司馬遷)의 저작인 ‘사기(史記)’는 그런 이유로 부사(腐史)로도 불린다. 부부(腐夫)라고 적으면 궁형을 받은 이, 아니면 거세를 통해 궁중에 들어간 내시(內侍)를 일컫는다.
그럼에도 글자의 대표적 조어는 부패(腐敗)다. 썩어 문드러지는 경우, 공직자의 부정(不正) 등을 가리킨다. 진부(陳腐)는 새로움이 전혀 없음을 일컫는다. 완고하여 전혀 쓸모없는 사람을 가리켜 부유(腐儒)라고 적기도 한다.
중국의 부패가 더 깊어졌다. 부패 척결 운동으로 낙마한 장차관 및 성장(省長)급 최고위 공직자는 2013년부터 3년간 105명에서 2023년 이후 지금까지 154명으로 늘었다. 1인 평균 부패 액수는 약 94억원에서 332억원으로 뛰었다.
빈부 격차는 심각한데, 날이 갈수록 더 기승을 부리는 중국 공직자 부패다. “귀족 집 대문에선 술과 고기 썩는 냄새, 길에는 얼어 죽은 이의 해골(朱門酒肉臭, 路有凍死骨)”이라는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시구는 천고(千古)의 진언(眞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