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칼국수와 해물파전.

정착성 어류는 기후 위기로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고 있다. 봄이면 찾아오던 회유성 물고기도 개체 수가 줄고 있다. 바다는 물고기 대신에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로 채워지고 있다. 어민으로 사는 것도 어렵지만 맛있는 해산물을 기다리는 시민도 불안하다. 이렇게 상황이 어려울 때 어민의 곳간을 채워주고, 도시민에게 맛있는 밥상을 선물하는 친구가 바지락이다. 한때 갯벌에서 ‘바지락 바지락’ 밟힐 정도로 많았다. 이제는 텃밭에 씨를 뿌리듯 ‘치패’라 부르는 어린 바지락을 갯밭에 뿌려야 겨우 얻을 수 있다.

바지락캐기 체험을 하는 어장(인천 무의도).

멀리 팔미도가 보이는 바다에 어선 몇 척이 정박 중이다. 배 위에 어민 열댓 명이 타고 있다. 그들이 바닷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는 사이 수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렸다. 인천공항 주변에 12개나 되는 어촌계가 있다. 강과 바다가 통하는 한강 하구에 기대어 자리 잡은 섬과 도시 어촌이다. 어민들만 물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인천에서 배를 타고 건너온 사람들도 갯벌을 주시하고 있다. 이들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어민들은 이들이 타고 온 배를 ‘해적선’이라고 말한다. 인천공항 주변 면허가 취소된 어장도 있고, 여전히 유효한 곳도 있다. 취소된 어장이라도 ‘한정면허어업’으로 어촌계가 제한된 범위에서 다시 이용하기도 한다. 어민들은 평생 갯벌에 기대어 살아온 탓에 바지락밭을 포기할 수 없다. 덕분에 인천 용유도와 영종도, 무의도는 바지락 칼국수 집이 많다.

용유도에서 바라본 무의도와 갯벌.

용유도 갯벌은 수도권과 가장 가까운 갯벌이다. 이 일대에는 어촌 체험 마을이 많다. 모두 바지락 캐기 체험이다. 수도권에서 쉽게 갈 수 있고, 바지락밭도 잘 관리해 체험객 만족도가 높은 지역이다. 아쉬운 점은 갯벌의 가치를 알리는 갯벌 생태 교육은 늘 뒷전이라는 점이다. 이곳은 개발과 보전의 딜레마를 피부로 느낄 수 있어 생태 교육장으로 적절하다. 8월은 휴가철이라 아이들과 함께 갯벌 체험을 하는 가족이 많다. 이번 여름휴가는 갯벌에 서식하는 바지락이 전하는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전해주면 좋겠다. 바지락 칼국수를 먹으면서 전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