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아귀불고기./김준

점심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이르게 식당을 찾았다. 주차장은 빈자리가 없고, 식당에도 자리가 없고 10여 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마산의 한 아귀불고기 전문 식당이다. 마산은 아귀찜으로 유명하다. 아귀찜은 1960년대 오동동에서 식당을 하던 할머니가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오동동 일대에 아귀찜 전문 식당이 생겼고 전국으로 번졌다. 그리고 마산의 몇몇 식당은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아귀불고기를 내놓았다.

아귀는 입과 머리가 몸통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크다. 행동은 느리지만 등지느러미 첫째 가시가 낚싯줄 모양으로 진화해 먹이를 유인해서 잡아먹는다. 그래서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아귀를 낚시하는 물고기라는 의미로 ‘조사어(釣絲魚)’라 했다. 마산에서 아귀를 많이 소비하지만, 많이 잡는 곳은 부산이다.

아귀는 어느 지역이나 자망으로 잡지만 부산 지역 기장 일대에서는 그물을 활용하는 방법이 독특하다. 우선 조류를 따라 그물 한 폭을 흘려보낸 후 일정한 시간을 두고 설치한 그물을 지그재그로 끌어서 잡는다. 그물 여러 폭을 던져 차례로 끌어올리는 것과 다르다. 좁은 어장에서 적은 인력으로 조업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아귀불고기 상차림

이렇게 밤새 잡은 아귀는 마산어시장이나 부산어시장을 거쳐 전국에 유통된다. 특히 마산어시장은 새벽 경매를 마칠 시간에 물 좋은 아귀를 사려는 식당 주인들이 모여든다. 마산이 아귀 음식으로 유명한 것은 식당마다 50~60년 전해온 손맛도 있지만 물 좋은 아귀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귀찜은 건아귀를 사용하지만, 아귀불고기는 싱싱한 생물로 조리한다. 그래야 양념이 잘 섞이고 살에 배어 들기 때문이다. 아귀불고기를 내놓을 때 함께 동치미가 나온다. 동치미는 매운맛을 가시게 하고, 입안을 깔끔하게 가셔서 맛에 빠져들게 해준다. 지금도 오동동에는 아귀찜 전문점 20여 곳이 밀집해 있다. 마산은 이곳을 ‘아구찜의 거리’로 조성하고, 5월 9일을 ‘아구데이’로 정해 축제를 열고 있다.

손질해 판매하는 아귀./김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