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전 퇴임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82)이 전립선암을 앓고 있다고 공개했다. 평소 틈날 때마다 바이든의 어눌함을 놀려대던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도 이번만큼은 정중하게 쾌유를 빌었다. 트럼프 본인도 다음 달이면 79세다.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며, 안심할 나이가 아니다.

그렇다면 혹시 트럼프가 4년 임기를 못 채우고 세상을 떠날 수도 있을까? 보험계리학(통계학) 데이터에 대입해 보면 78세 미국 남성이 82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80% 정도. 다시 말해 4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20%는 된다. 낮지 않다.

물론 대통령을 일반인과 같게 볼 수야 없다. 대통령은 늘 좋은 음식을 먹고 최고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 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푹 쉬지 못한다. 이런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대통령의 기대 수명을 가늠해볼 수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은 평균적으로 같은 시대 일반인보다는 오래 살았다. 하지만 재임 중 급격히 쇠약해지기도 한다. 하버드 의대 아누팜 제나 교수가 17국 자료를 분석해 보니 국가 정상을 뽑는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은 낙선한 경쟁자보다 평균 2년 반 정도 수명이 짧았다. 이유는 역시 업무 스트레스다.

그래서 트럼프는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느냐고? 미국 대통령직과 여러 면에서 비슷한 가톨릭 교황의 기대 수명 연구 사례가 있다. 영국 플리머스 대학의 줄리언 스탠더 교수팀은 1404년부터 현재까지 교황 63명의 취임 연령과 사망 연령을 베이스(Bayes) 통계 기법으로 분석해 학회지 시그니피컨스에 기고했다. 76세에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2013~25년 재임)의 취임 후 기대 수명은 11.9년으로 계산됐는데 실제 재임 기간은 12.1년이었다. 꽤 정확하게 맞췄다.

또 이번에 69세로 즉위한 레오14세 교황의 기대 수명은 13.9년이며, 82세 이전에 타계할 확률은 약 45%라고 추정됐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도 레오14세 교황과 비슷한 나이인 70세에 첫 임기를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미국인 남성이기도 하다. 이렇게 보면 임기 완수 가능성은 거의 반반이다.

한국도 곧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낙선하면 속상하겠지만 개인 건강 측면에선 당선보다 나을 수 있다. 후보들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