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손가락은 건반 위에서 탭댄스를 추듯 움직였고

관객들이 온몸을 스윙하며 만든 파도가 객석에 철썩였다.

-‘월간 재즈피플’ 2025년 1월호에서

딱 50년 전 오늘 밤 11시 30분, 독일 쾰른에서 피아니스트 키스 재럿의 콘서트가 열렸다. 너무 늦게 시작하는 공연이었음에도 표는 매진. 그런데 준비된 피아노는 요청한 것과 다른 리허설용에 심지어 고장 난 것이었다. 컨디션까지 최악이었던 재럿은 다 포기하고 돌아가려다 우여곡절 끝에 공연을 강행하기로 결심한다.

결과는? 그날의 실황 음반 ‘쾰른 콘서트’는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솔로 피아노 앨범이 되었다.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핸디캡을 가지고 작업에 임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그날 재럿의 심정을 떠올린다. ‘쾰른 콘서트’는 불리한 조건이 오히려 축복이 될 수 있다는 마법 같은 진리를 기록한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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