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주식을 하지 않는다. 해 본 적도 없다. 이렇게 말하면 다들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표준어가 아닌 말로는 ‘벙찐’ 표정을 한다. 나도 주식을 해볼까 생각한 적은 있다. 앱을 깔고 종목을 훑어보다 포기했다.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주식도 공부가 필요하다. 새 공부를 시작하기에 나는 나이가 너무 많다.

무엇보다 나는 주식으로 큰돈을 번다는 개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다. 주식으로 큰돈 버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워런 버핏 같은 사람 말이다. 슬프게도 우리는 워런 버핏이 아니다. 내 주변 사람도 대부분 주식을 한다. 주식으로 돈 벌어 ‘마용성’에 아파트를 샀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주식이 올라 고기를 산다는 친구는 있었다. 소고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소고기 사주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대가 없는 소고기는 없다. 순수한 마음은 돼지고기까지다. 요즘은 돼지고기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 곧 순수한 마음은 치킨까지가 될 것이다.

지난 며칠 마음이 바뀌었다. 주식을 한번 사보기로 결심했다. 요즘 시끄러운 엔터테인먼트 회사 주식이다. CEO가 사과했다.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주주가 돼본 적 없는 경제적 열등생으로서 그 말이 꽤 흥미로웠다. 팬도 아니고 소비자도 아니고 주주들만 딱 집어 죄송하다니. 신선했다. 세상은 역시 예술도 팬덤도 아니고 돈이 움직이는 모양이다.

작년에 점을 봤다. 재미로 보는 사주다. 점쟁이가 말했다. “선비 사주네요.” 나는 선비라는 말을 싫어한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도 모르고 공부만 하는 게 선비 아닌가. 올해 목표는 선비 사주를 벗어나 양복쟁이 사주로 바꾸는 것이다. “10년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10분도 갖고 있지 말라”는 워런 버핏 말을 따를 생각이다. K팝이 10년 후에도 지금처럼 존재한다면 나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께 소고기를 쏠 수 있을 것이다. 대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