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희곡 ‘줄리어스 시저’에 이런 문장을 썼다. “겁쟁이는 죽기 전에도 천 번을 죽지만 용기 있는 자는 단 한 번 죽는다.(A coward dies a thousand times before his death, but the valiant taste of death but once.)” 목숨이 여러 개라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더 용감해질까? 혹은 더 비굴해질까? 게임 속에 빨려 들어가 게임 캐릭터가 된 이들의 이야기 ‘쥬만지: 새로운 세계(Jumanji: Welcome to the Jungle∙2017∙사진)’에서는 목숨이 세 개로 불어난다.

스펜서(앨릭스 울프 분)는 저주가 걸린 게임기를 잘못 건드렸다가 옆에 있던 친구 마사, 프리지, 베서니와 쥬만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쥬만지 게임 속에선 각자 게임 캐릭터가 되어 미션을 완료하고 게임을 탈출해야 한다. 사나운 동물과 위험천만한 모험으로 가득한 쥬만지에선 목숨이 열 개라도 부지하기 어렵다. 그나마 다행히도 게임처럼 각자 목숨이 세 개씩 주어진다.

하지만 이들은 낯선 세상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진 목숨을 하나둘씩 잃고 그 후로는 목숨이 걸린 모험을 마주할 때마다 주저한다. 이때 스펜서는 교장 선생님의 말을 떠올린다. “지금 이 순간 너희가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this is what you should be thinking about. Who you are in this moment in time. And who you want to be.)” 우연이었을까. 벌 받으며 듣던 선생님의 잔소리는 이렇게 끝났다. “목숨은 하나뿐이야. 어떻게 쓸지는 네가 결정하는 거야.(You get one life. You decide how you’re gonna spend it.)” 이제 목숨이 하나씩만 남은 아이들은 목숨이 세 개일 때보다 훨씬 단단하고 용감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