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대략 6600만년 전에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 하나가 엄청난 해일과 분진을 일으키면서 지구의 온도를 떨어뜨려 공룡을 비롯한 당시 생명체의 70%를 멸종시켰다고 분석했다. 천문학이 발달하면서 소행성이 지구에 근접하는 경우를 예측할 수 있었는데, 1998년에는 작은 소행성 하나가 2028년에 지구 근처를 스쳐 지나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같은 해에 소행성 충돌을 다룬 충격적인 영화 ‘아마겟돈’과 ‘딥임팩트’가 개봉했다.
2013년에 미 항공우주국(NASA)은 소행성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지구 방위 프로그램인 ‘소행성 그랜드 챌린지’와 연구 프로그램인 ‘소행성 수정 미션’을 발족시켰다. 이 프로그램들을 발족시키면서 NASA는 ‘과학기술을 평가하는 전문가·시민 모임’(ECAST)이라는 시민단체와 파트너십을 맺어서,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시민들이 NASA의 소행성 프로그램을 주제로 토론하고 평가하게 했다.
시민들은 수많은 소행성을 관찰하는 여러 방법을 토론했고, 이 중 인공위성을 통한 관측이라는 가장 가능성 큰 방안을 제안했다. 또 이들은 로켓을 소행성에 부딪히게 해서 그 방향을 바꾸는 방법과 원자폭탄으로 소행성을 파괴하는 방법의 효용성을 비교하면서, 다양한 시나리오상에서 이런 미션의 성공 가능성을 평가했다. 이와 별도로 NASA는 ‘소행성 해커톤’이라는 시민 모임을 지원하기도 했다.
올해 9월에 나사의 ‘다트 미션’ 우주선이 지구로부터 1100만㎞ 떨어진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충돌해서 그 궤도를 조금 바꿨다. 이 성공 이후에 백악관은 환호하면서 “공룡은 지구 방위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NASA는 갖고 있다”라는 성명을 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시민들의 관심은 NASA의 다트 미션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프로젝트에 5000억원 가까운 예산이 소요되었지만, 사람들은 ‘NASA가 지구를 지켰다’고 환호했다.
시민 참여는 우주개발과 같은 분야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우주 정책을 펼치려는 한국의 관계 부처와 전문가들이 곱씹어 볼 만한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