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11월 7일 민심을 읽지 못한 케렌스키 러시아 공화국 임시정부의 거점인 페트로그라드 겨울궁전이 혁명군에게 장악되면서 10월 혁명은 완료되었다. (당시 러시아는 율리우스력을 썼기 때문에 10월 25일이다.) 인류 역사 최초의 노동자 국가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사실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에겐 수많은 기회가 있었다. 러일전쟁의 패배와 1905년 2월 혁명으로 두마(의회)의 설치를 비롯한 투표권 확대 및 각종 기본 인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지켰으면 영국처럼 입헌군주국의 수장으로서의 지위를 충분히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스톨리핀 총리의 경제 개혁으로 민생도 안정되고 있어서 레닌이 혁명은 글렀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전제군주정을 포기하지 못했고 무리였던 1차 세계대전의 참전과 내정의 실패로 그가 믿었던 제국 군대마저 혁명으로 돌아서면서 왕조는 종말을 맞았다.
“계급에 저항하는 대중들/이유를 대는 것도 이젠 지겨워/우리가 믿는 것이 미래일 때/우린 겨울을 사랑하지/겨울은 우릴 더욱 가깝게 만들어주니까(The masses against the classes/I’m tired of giving a reason/when the future is what we believe in/We love the winter it brings us closer together).”
영국 웨일스의 광산촌 출신의 록밴드 ‘미친 거리의 전도사들’은 대처리즘으로 무너진 영국 노동자 계급의 자식들로 이루어진, 진지하고 확고한 좌파적 세계관에 기반한 비판적인 사유를 담은 노래들로 주류로 진입한 극히 드문 이단아들이다. 이들은 ‘자본론’을 읽으라고 설교하고 ‘적들’의 정체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라고 독려한다. 이 밴드는 쿠바에서 공연을 가진 최초의 영미 밴드가 된다.
하지만 밥 딜런이 일찍이 지적한 것처럼 세상은 끝없이 변한다. 지금 푸틴의 러시아는 11월 7일 러시아혁명 기념일을 공휴일에서 제외시켜 버렸고 혁명으로 폐지되었던 러시아 제국의 탄생일을 국경일로 부활시켰다. 지하의 레닌은 자신의 현재 조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