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계의 미슐랭’이라 불리는 ‘를레 샤토(Relais & Château)’는 개별 호텔에 주어지는 명예다. 1954년, 파리에서 남부 해안의 휴양지를 잇는 국도 주변 시골 호텔 8개를 선정하면서 시작된 이 조직에 오늘날 68국, 600여 호텔이 회원이다.
하나의 브랜드로 운영되는 체인이 아닌, 모두 개인 소유 호텔이다. 회원이 되고 그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300가지가 넘는 기준과 정기적인 암행 방문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지역이나 건축양식의 제한은 없어서 시골에 지어진 농가 건축, 스페인의 수도원을 개조한 건물, 아프리카 초원의 텐트 호텔, 중세의 성을 개조한 와이너리 호텔 등 그 형태가 다양하다.
‘를레(Relais)’는 프랑스 시골의 숙박 업소를 뜻한다. 여행길 중간에 들러 투숙하면서 우편 업무도 보고 지친 말[馬]을 바꾸는 곳이다. 그 어원이 유래가 되어 오늘날 육상 경기에서 선수를 바꾸면서 달리는 계주를 ‘릴레이(Relay Race)’라고 부른다. 과거 시골 곳곳에 남아 있던 이런 시설들이 현재 호텔로 탈바꿈한 것이다.
‘샤토(Chateau)’는 잘 알려진 것처럼 과거 영주들의 성(城)이다. 프랑스혁명 당시 귀족의 잔재라며 파괴, 훼손했던 건물들을 복원해서 오늘날 호텔로 사용하고 있다.
‘를레 샤토’가 추구하는 ‘럭셔리’는 개성(Character), 배려(Courtesy), 평온함(Calm), 매력(Charm), 음식(Cuisine)의 다섯 가지 ‘C’를 철학으로 삼는다. 여기에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디자인, 전문적이고 빈틈 없는 서비스가 필수다.
많은 ‘를레 샤토’ 호텔에서는 주인이 직접 손님을 맞이한다. 직원들로만 구성된 프랜차이즈 호텔의 기계화된 서비스가 아닌 개인적이고 친밀한 서비스, 매뉴얼식 응대가 아닌 진심이 담긴 환대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전 세계의 호텔경영, 외식경영을 공부하는 대학생들이 이런 호텔에서 인턴을 하며 그 서비스와 경영을 배우고 싶어 한다. ‘를레 샤토’는 오늘날 ‘제10의 종합예술’이라 불리는 여행의 품격을 향한 또 하나의 가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