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주의 맑고 깨끗한 물은 일찍부터 이 지역의 보리밭과 밀밭을 비옥하게 만들었다. 이민을 온 독일인들은 이런 자연환경에서 1830년대부터 맥주를 만들기 시작, 19세기 말에는 양조장의 수가 300개에 이르렀다. 현재도 밀러(Miller)를 비롯해서 뉴 글라루스(New Glarus)와 같은 맥주 브랜드들이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위스콘신 사람들은 맥주를 사랑한다. “정부가 이 주에 특별한 음주허가를 내 준 것처럼 마신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주 최대 도시 밀워키의 MLB 야구팀 이름도 ‘브루어스(Brewers)’다. 과거 맥주 양조장을 개조한 호텔이 있고, 마을 도처에 호프집이 있다. 가을에 열리는 독일의 유명한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는 말 그대로 ‘10월의 축제’지만 위스콘신에서는 9월에 시작해서 한 달 내내 이어진다.
‘미국의 네덜란드’라는 또 하나의 별명답게 위스콘신은 넓은 목초지를 바탕으로 낙농업도 발달했다. 덕분에 뮌스터(Muenster), 콜비(Colby), 구다(Gouda) 등 다양하고 품질이 좋은 치즈를 생산하고 있다. 자연이 좋은 만큼 야외활동이 일상화되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야외로 나갈 때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맥주를 챙기는 것을 잊지 않는다.
호수가 많고 넓은 초원 위에 뭉게구름이 떠있는 풍경은 위스콘신의 대표적인 이미지다. 이곳이 고향인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초원의 수평선에서 영감을 받아 그 유명한 ‘프레리 스타일(Prairie Style)’을 탄생시켰다. 이 지역의 사람들은 중서부 특유의 근면성과 정직성, 예의와 친절함을 갖추었다.
“만약 자녀가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다면 위스콘신에 데려가서 며칠을 보내라”는 표현이 있다. 디지털의 홍수에서 벗어나 자연을 보고 직접 바람을 느끼며 생각할 수 있는 경험은 중요하다. 또한 이곳을 여행하면서 사람에 대한 신뢰, 지성, 그리고 무엇보다 남을 도와주려는 마음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 위스콘신은 ‘신사들의 전원’이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