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은 방탄 미사일과 같다. 북한이 쏜 ICBM보다 훨씬 강력한 미사일이 방탄 미사일이라고 본다. 미국 대중문화계의 심장인 빌보드 차트를 휩쓸지 않았는가. 이 방탄 미사일은 세계에다가 한국의 저력을 과시하는 미사일이다. 그렇다면 미사일 제조자 방시혁의 뿌리는 어떻게 되는가? 지난주 칼럼에서 판소리의 뉴올리언스인 남원에서 수백 년 동안 세거하던 방씨 집안이라는 것을 쓴 바 있다.

판소리는 전라도에서 발달한 독특한 음악 장르이다. 경상도는 학(鶴)춤이다. 판소리의 법고창신(法古創新)이 BTS로 나타난 것이다. 판소리의 4대 요소가 인물, 사설, 득음, 너름새이다. 춘향전, 흥부전, 심청전에 등장하는 광대들은 우선 인물이 좋아야 하고, 사설은 문학적 표현 능력 내지는 ‘말발’을 가리킨다. 득음은 가창력, 그리고 너름새는 표정과 연기력이다.

BTS의 노래와 가사, 군무에는 이 4가지 요소가 모두 구현되어 있다. 방시혁의 외가는 전주에 사는 최씨 집안인데, 이 최씨들이 전주의 공부 잘하는 집안이었다. 방시혁 어머니도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였고 외숙과 이모들까지 포함하면 5명이 서울대를 나왔다고 한다. 큰외숙은 양과(사법·행정) 패스한 다음에 법관을 지냈고, 셋째 외숙은 헝가리 대사를 지냈다.

전주는 판소리의 대사습놀이가 열리던 무대였다. 남원에서 연마한 소리꾼이 전주 대사습놀이에 와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아야 명창이 되었다. 최씨 외갓집의 유전자 특징은 음악을 유달리 좋아한다는 점이었다. 방시혁 어머니는 시혁이를 배 속에 임신하고 있었을 때도 항상 클래식 음악을 듣고 살았다고 필자에게 말한 바 있다. 어머니는 이 유전자를 꼽는다. 아버지가 사우디 대사관에 근무할 때 방시혁은 사우디에서 학교를 다녔다. 사우디 ‘제다’라는 지역에서 초등학교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녔다고 하는데 항상 반에서 1등을 했다고 한다. 유년 시절에 사우디, 요르단을 비롯한 아랍 문화를 접했고, 당시 그리스와 동유럽을 비롯한 세계 여행이 다양한 문화 감각을 키웠지 않았나 싶다.

방시혁 조부는 풍수 마니아였다. 명당을 찾아 많은 지역 답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하동군의 지리산 줄기인 형제봉 중턱의 명당에 윗대 묘를 썼다. “후대에 인물 나올 것이다.” 이 지역은 섬진강이 돌아 나가고, 강 너머로 광양 백운산 봉우리들이 문필봉으로 보이는 지점이라서 필자도 평소에 자주 답사하였던 지점이다. 판소리라는 뿌리, 집안의 아이큐, 교육, 그리고 명당이 합해져서 물건이 나왔다. 그냥 나오는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