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몸만 추운 것이 아니라 마음도 추워지기 쉽다. 실제로 계절성 우울증 중 겨울 우울증이 가장 흔한데 우울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겨울 우울은 경험할 수 있다. 올해는 코로나 블루까지 더해져 마음이 더 추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

겨울 우울은 겨울 불면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추운 날씨는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 요인으로 마음에 기억되어 있어 날씨가 추워지면 자동으로 뇌의 각성도가 증가해 잠을 불편하게 한다는 설명도 있다.

잘 자는 사람에겐 비슷한 느낌의 ‘피곤하다, 졸린다, 잔다, 잘 잔다’란 단어를 불면으로 고생하는 이에게 ‘느낌이 다 다르지 않으냐’고 질문하면 격하게 동의한다. 피곤하면 잘 잘 것 같아 온종일 몸을 혹사했는데도 오히려 꼬박 밤을 지새울 수 있다. 과도한 피로는 위기 신호로 인식되어 오히려 뇌의 각성도가 더 올라갈 수 있다. 또 졸리면 잠이 올 것 같은데 엄청 졸려도 각성도가 내려가지 않으면 수면 상태로 진입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가까스로 잠들었지만 각성도가 충분히 떨어져 깊은 수면에 이르지 못하면 잘 잤다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수면제 복용 후 몽유병 비슷한 경험을 해 놀라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수면제 복용 후 야식을 먹었는데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수면 운전 같은 위험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차 주차 위치가 바뀌어 있는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면 스위치가 제대로 켜지면 근육이 풀려 몸의 움직임이 통제된다. 액션물 수준의 꿈을 꾸어도 사고가 나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자 오늘은 일찍 자고 싶다고 아직 자려는 힘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면제를 일찍 복용하면 뇌가 반쯤 꺼져 수면 보행, 수면 운전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수면제는 평소 자던 시간에 복용하고 복용 후에는 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잠을 청해야 한다.

겨울 숙면을 위해선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한데 집에서라도 가벼운 운동을 추천 드린다. ‘마음아 편해져라’ 말한다고 마음이 편해지지 않아 마음 관리가 어려운 것인데 의외로 가벼운 신체 활동이 신체 건강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최고의 항스트레스, 항우울 설루션으로 되어 있다. 또 밤이 길어진 만큼 낮에 햇살을 충분히 느끼는 것도 겨울 숙면과 겨울 우울감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면으로 고생할수록 잠이 소중하기에 새벽에 잠들면 늦잠을 자기 쉽다. 그런데 늦잠은 생체리듬을 뒤로 밀리게 해서 밤에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