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는 창업자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고객에게 제안하는 사업 모델이다. 대량생산되는 제품과 다르게 특정 라이프스타일에 특화된 브랜드다. 나이키, 이케아, 스타벅스, 애플 등 세계적인 생활 산업 브랜드는 모두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다. 이들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은 각각 아웃도어, 북유럽, 뉴요커, 혁신적 라이프스타일로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다.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진정성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진정성이다. 진정성은 특정 라이프스타일을 일방적으로 선언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창업자 철학과 조직 문화에 내재되어 기업 문화로 표출돼야 한다.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공통적으로 홈마켓 생태계를 통해 진정성을 강화했다. 나이키, 이케아, 스타벅스, 애플 모두 자신이 탄생한 도시에 소비자, 생산자, 기술자, 투자자가 참여하는 라이프스타일 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포틀랜드의 아웃도어 산업, 시애틀의 커피 산업, 스몰란드의 디자인 산업, 실리콘밸리의 스마트폰 산업 생태계가 각각 나이키, 스타벅스, 이케아, 애플이 조성한 생태계다. 기업이 구축한 산업 생태계 덕분에 홈마켓 도시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업과 브랜드를 배출한다.

산업 생태계는 또한 기업의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관련 인재와 산업의 집적으로 얻을 수 있는 규모와 범위의 경제가 직접적인 경제적 혜택이다. 라이프스타일 생태계는 또한 라이프스타일 마케팅에 중요한 테스트 마켓, 브랜드 전시장, 플래그십 스토어를 제공한다. 가장 큰 혜택은 진정성이다.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추상적인 라이프스타일이 아닌 홈마켓 도시에서 광범위하게 생활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 뿌리 내린 기업의 생태계

기존 기업의 라이프스타일 산업 생태계는 신규 진입 기업이 넘기 어려운 장애물이다. 한 도시에 뿌리 내린 기존 기업의 생태계를 다른 도시에서 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라이프스타일 산업에 도전하는 신규 기업은 기존 기업과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이 생태계를 구축한 도시와 경쟁해야 한다. 포틀랜드의 아웃도어 산업, 스몰란드의 가구 산업, 시애틀의 커피 산업, 실리콘밸리의 스마트폰 산업이 지배적 위치를 유지하는 이유다.

/일러스트=이철원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기업도 생태계 구축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를 지향하는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헤라, 이니스프리를 통해 각각 ‘한국의 전통미’ ‘컨템퍼러리 서울 뷰티’, 제주 자연주의를 마케팅한다. 한국, 서울, 제주와 연관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다. ‘당찬 여자’ 이미지를 부각하는 스타일난다의 배경 도시는 개성이 강하고 도전적인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지인 홍대다.

한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부상한 데에는 한류의 영향이 크다. 한류가 세계적인 대중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세계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YG, SM 등 연예 기획사들이 패션, 화장품, 식품, 디자인 등 생활 산업으로 속속 진출한다.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없는 한국

그러나 한국에는 아직 나이키, 이케아, 스타벅스, 애플에 비교될 수 있는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가 없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일 것이다.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의 교훈은 두 가지다. 첫째, 한국 기업이 지금보다 더 타깃이 명확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야 한다. 전체 소비자가 아닌 일부 소비자가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해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일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도 세계 시장 규모로 보면 글로벌 대기업을 배출할 수 있는 거대 시장이다.

둘째, 한 지역이나 도시에서 라이프스타일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국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중 지역에 생태계를 구축한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가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연주의 화장품을 개발하면서 모델 도시로 외국 도시가 아닌 제주를 선택했고, 플래그십 스토어 장소, 매장 디자인 콘셉트, 재료 공급지로 활용한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중 이니스프리가 선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제주를 통해 확보한 라이프스타일 진정성이다.

이처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길 원하는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할 자원이 로컬이다. 지역을 활용하는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기존의 지역 문화를 활용하거나 새로운 지역 문화를 창조하는 기업이다. 스타일난다, 젠틀몬스터, 로우로우 등 홍대 기반의 패션과 화장품 기업은 독립 문화, 디자인 문화, 아방가르드 등 홍대 지역에서 생활화된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는 제품을 판매한다. 양양 서핑 산업, 강릉 커피 산업, 제주 녹차 산업은 입지 조건이 좋은 지역에서 새로운 산업을 개척한 사례다.

지역에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 라이프스타일 산업은 로컬 자원과 문화를 연결해 성장하는 로컬 브랜드와 로컬 크리에이터 기업에 유리한 산업이다. 정부가 세계적인 수준의 생활 산업을 원한다면,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로컬 기업과 이들을 위한 생태계를 지원해야 한다. 제주와 홍대 브랜드들이 보여주듯이 이들 중에서 한국 기업의 넘사벽으로 인식되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