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도 아닌데 거리 곳곳에 각 정당 현수막이 우후죽순처럼 내걸리고 있다. 현수막 내용을 보면 짜증스러운 경우가 많다. 정책 홍보는 찾아볼 수 없고 상대 정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 일색이다. 그렇잖아도 여야 정치권이 진영 논리로 싸우는 행태에 신물이 났는데, 길거리의 정치 현수막이 이를 부채질하는 꼴이다. 정당 현수막의 경우 관련 법령 개정으로 작년 말부터 지자체의 허가·신고 없이 15일 동안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는데, 이는 명백한 특혜다. 일반 시민이 현수막을 내걸려면 관할 구청 지침에 따라 선착순 혹은 추첨으로 한 달 전부터 접수해 당첨되면 일정 금액을 내고 지정 게시대에 10일 정도 걸 수 있다. 이런 제한에 구애받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설치되는 정당 현수막은 국민을 분열시키고 진영 논리만 강화하는 부작용만 초래해 거리의 공해로 전락했다. 시민 불편과 혐오감만 초래하는 정당 현수막 설치 규정은 빨리 시정되어야 한다.